트럼프 이기자 환호한다…8% 추락한 '방산 넘버1' 믿는 구석
트럼프 2기에도 여전히 잘 나갈 글로벌 방산기업
■ 경제+
「 투자분석업체 버티컬리서치파트너스는 최근 몇 년 사이 세계적으로 물리적 마찰과 지정학적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15대 방위산업(방산) 기업이 2026년 말이면 520억 달러(약 72조원)의 잉여현금흐름(FCF)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2021년 말 대비 2배가 넘는 수치다. FCF는 기업이 특정 기간 벌어들인 현금 중 세금과 영업 비용, 영업 설비투자 금액을 제외하고 남은 돈이다. 부쩍 잦아진 분쟁·전쟁으로 방산기업이 돈방석에 앉게 됐고, 투자자는 지속적으로 방산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내년 1월 공식 출범하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에서 방산은 대표적인 수혜 분야로 꼽힌다. 미국 방산기업, 그리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특징을 살펴보고 어디가 투자할 만할지 옥석을 가려봤다.
」
“너희 나라 방위 직접 책임져”…미국산 무기 구매 압박 예상
미국 방산주의 경우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강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동맹국에 미국산 무기 구매를 압박할 경우 몸값이 높아질 수 있다. 세계 각국도 국방 예산을 계속 늘릴 것으로 보여 글로벌 방산 수출기업은 수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수혜는 특히 ‘방산 공룡’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5대 방산기업이 2026년 말 쌓게 될 FCF는 최근 여러 악재가 겹치며 경영 사정이 나빠진 보잉을 제외하면 260억 달러(약 3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5년 전보다 두 배나 많은 규모다.
세계 1위 방산기업으로 F-35 전투기, 패트리엇 미사일인 PAC-3 등을 제조하는 록히드마틴이 최근 발표한 올해 3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 매출액이 전년 대비 1.3% 늘어난 171억 달러(약 23조7000억원)를 기록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보다 1.4% 낮은 수치다. 이에 600달러를 넘던 록히드마틴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8%나 떨어졌지만, 추세적인 하락이 아니라 단기간 숨 고르기로 보는 게 대체적인 시장의 진단이다. 실제 지난 8일 기준 록히드마틴 주가는 6개월 전 대비 21%, 1년 전보다 27% 올랐다.
무엇보다 전 세계적으로 군사비와 국방 예산에 쓰는 액수가 커지고 있는 게 록히드마틴의 주가 상승 가능성을 점치는 주된 이유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군사비 지출 규모는 2조2400억 달러(약 3100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 군사비 지출액은 2028년까지 5년간 연평균 3.5% 성장해 2028년에는 2조70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등 유럽과 중동 지역에서 무력 충돌이 진행 중이고 각국의 자주국방 의지가 높아지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국방 예산에 힘입어 F-35 인도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등 록히드마틴의 수익 창출력은 더 향상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의 주요 프로젝트도 미국 방산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F-35 전투기 프로그램을 비롯해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우주군 관련 프로젝트 등 대규모 장기 계약이 진행 중이다. 이는 록히드마틴의 F-35 전투기를 비롯해 노스롭그루먼의 B-21 폭격기, 레이시온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 등 주요 기업들의 핵심 사업과 직결된다.
미 방산 빅5 연수익 36조 예상…록히드마틴 주가 1년새 27%↑
그런 만큼 록히드마틴 말고도 방산기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위험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 방산기업 RTX와 제너럴다이내믹스(General Dynamics) 등이 직접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RTX는 패트리엇 미사일과 공격용 순항미사일 토마호크 등 다양한 무기를 제작·공급한다. 지난 3분기에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01억 달러 매출을 올렸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면 RTX는 록히드마틴도 넘어선다. 그만큼 RTX가 증시에 끼치는 영향도 크다.
군용 탱크 등과 개인 제트기 제작사인 걸프스트림항공우주(Gulfstream Aerospace Corporation)의 모회사이기도 한 제너럴다이내믹스의 경우 지난 3분기 매출이 117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만족하는 실적을 보였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대선 결과와 금리 인하, 전 세계 지정학적 위기 지속이 방산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며 “특히 방위산업은 미국 공화당의 관심 분야라 대선 이후에도 안전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방산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업종 전체 기업 주가가 꼭 오르라는 법은 없다. 실제 방산 관련 기업으로 묶이지만, 회사마다 경쟁력은 천차만별이다. 또 일회성 이슈로 기업 주가가 일시적으로 흔들릴 수도 있다. 세계 굴지의 방산기업으로 꼽히지만, 기체 결함 사고와 실적 악화, 길어지는 파업과 같은 악재가 겹친 보잉이 대표적이다.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잇따라 보잉의 신용등급 하향 검토 의견을 내놨다. 지난해 말 260달러를 웃돌았던 보잉 주가는 150.69달러(10월 28일 종가)까지 주저앉았다.
미 방산 투자 ETF 국내 상장…K방산 ETF도 미 상장 앞둬
이런 위험성을 줄이고 싶다면 미국 방산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ETF를 눈여겨볼 만하다. 대표적인 방산 관련 ETF로는 ‘아이셰어즈 미국 항공우주방위(티커명 ITA)’가 있다. 임은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당초 ITA는 보잉의 비중이 컸는데 리밸런싱(자산 조정) 과정에서 RTX, 록히드마틴 등의 비중이 커지며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ITA는 미국 방산 관련 기업을 100% 담고 있다. ‘SDPR S&P 항공우주 방위(XTR)’ ETF 역시 포트폴리오 전체를 미국 기업으로 구성했다.
‘인베스코 항공우주방위(티커명 PPA)’ ETF의 경우 다른 방산 ETF보다 수적으로 다양한 56개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담은 게 특징이다. ‘글로벌X 디펜스 테크(티커명SHLD)’ ETF는 여러 국적 기업에 투자했다. 국가별 비중을 보면 미국은 67.8%로 다른 글로벌 방산 ETF 대비 미국 비중이 낮은 대신 영국(9.4%), 한국(5%), 프랑스(4.8%) 국적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포함했다.
최근엔 미국 방산주에 주로 투자하는 ETF가 국내 증시에 처음으로 상장되기도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10개 방산주에 투자하는 ‘TIGER 미국 방산 TOP10’을 지난 29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상장일 기준으로는 록히드마틴(펀드 내 비중 23.1%)을 가장 많이 담고 있다.
구체적으론 록히드마틴을 포함해 RTX, 제너럴다이내믹스, 노스롭그루먼(Northrop Grumman) 등 상위 4개 종목 비중이 전체 포트폴리오의 70%를 넘는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은 “방산은 미국 정당 간 정책 기조를 초월한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며 “2000년부터 6번의 미국 대선 기간 사례를 보면, 방산업은 다른 섹터 대비 평균적으로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조만간 미국 주식시장에서 한국 방산기업을 담은 ETF를 살 기회도 열릴 전망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9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플러스(PLUS)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 인덱스’ ETF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내년 상장이 예상되는 이 ETF의 구성 종목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한국항공우주·LIG넥스원·한화오션·풍산·한화시스템·한화·현대위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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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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