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춧값 내렸다고? 여전히 비싸다”… ‘김포족’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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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재료를 사기 위해 시장을 방문한 주부 이모(58)씨는 올해 김장을 하지 않기로 했다.
재료 가격이 크게 오른 걸 보니 온 가족이 힘들여 김장을 하는 것보다 사 먹는 게 낫겠다는 판단에서다.
1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 11월호'에 따르면 이달 배추(상품 기준) 도매가격은 10㎏당 8000원 안팎으로 지난해(6453원)보다 24%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가격이 오른 건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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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면적 감소에 작황부진까지 생산성↓
포장김치 매출 급증, 10㎏ 대용량 인기
김장 재료를 사기 위해 시장을 방문한 주부 이모(58)씨는 올해 김장을 하지 않기로 했다. 재료 가격이 크게 오른 걸 보니 온 가족이 힘들여 김장을 하는 것보다 사 먹는 게 낫겠다는 판단에서다. 이씨는 “주변에서 너도나도 김치를 안 담그겠다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가을배추 출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배춧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김장 재료 몸값은 여전히 높다. 이씨와 같은 ‘김포족’이 많아지고 포장김치 수요는 증가하는 이유다.
배추는 얼마나 비쌀까. 1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 11월호’에 따르면 이달 배추(상품 기준) 도매가격은 10㎏당 8000원 안팎으로 지난해(6453원)보다 24%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1만9000원)보다는 절반으로 내려가지만 여전히 비싸다. 평년과 비교해도 약 12% 오른 수준이다.
소매가격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최근 급등세는 진정됐으나 지난해보다 비싸다는 게 확인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배추 평균 소매가격은 포기당 3919원으로 1년 전보다 21.4%, 무 1개 가격은 2587원으로 1년 전보다 51.3% 높다.
가격이 오른 건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생산량은 118만t으로 지난해보다 5.1%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을무 생산량(37만3000t)도 지난해보다 15.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량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이상기후가 지목된다. 배추 모종을 밭에 심는 ‘정식기’에 고온과 가뭄 등의 영향을 받은 게 컸다. 배추 재배 면적이 지난해보다 2.7% 감소해 1만2796㏊ 수준에 그쳤다. 장기간 무더위로 작황도 좋지 않았다. 단위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2.3% 감소했다.
연구원은 “지난해 출하기(11~12월) 가격 하락으로 재배면적이 줄어든 데다 파종기(8~9월)에 고온과 가뭄까지 겹쳐 생산이 부진했다”고 진단했다. 재배면적 감소에 작황 부진까지 더해지며 생산성 저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김포족’의 증가로 포장김치 수요는 늘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달 포장김치 매출은 지난해 대비 25% 증가했다. 중량이 가장 큰 10㎏ 포장김치 매출이 지난해보다 18배 증가했다. 홈플러스는 “2021년과 2022년 10월에는 소용량 포장김치가 인기상품 상위권에 있었다”며 “10㎏ 포장김치가 상위권에 등장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업계는 사전 대량 매입과 정부 지원금 활용으로 배추 판매가격을 내리며 대응에 나섰다. 이마트는 지난 8일부터 가을배추 30만 포기를 1600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오는 14일부터 1900원대에 선보일 예정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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