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은둔의 영부인

손병호 2024. 11. 11.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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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멜라니아 여사가 영부인의 삶을 다시 이어가게 됐다.

집권 1기 때 멜라니아는 대중의 눈에서 가장 벗어난 영부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멜라니아는 올해 남편의 대선 캠페인 때도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멜라니아가 집권 2기 땐 확연히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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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호 논설위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멜라니아 여사가 영부인의 삶을 다시 이어가게 됐다. 집권 1기 때 멜라니아는 대중의 눈에서 가장 벗어난 영부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외부 행사 참석을 최소화했고 연설도 기피했다. 그래서 ‘내성적인 영부인’ ‘은둔의 영부인’으로 불렸다. 언론도 영부인 역할보다는 튀는 패션이나 구설수, 장녀 이방카와의 알력설 등 가십에만 관심을 뒀다. 오죽하면 2018년 ABC방송에 나와 “나는 세상에서 가장 따돌림을 많이 당하는 사람”이라고 토로했을까.

2017년 11월 남편과 함께 방한했을 때도 자신의 고충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를 만나 “행사를 할 때면 사람들이 현미경을 갖다 대고 나를 쳐다봐 힘들 때가 많다”고 말했다. 수줍음 많고 낯선 이와 대화하는 걸 어려워하던 멜라니아가 당시 김 여사하고는 오랜 시간 편하게 대화해 미측 보좌진이 “대단한 케미(화합)”라며 깜짝 놀랐다고 한다.

트럼프가 4년 전 대선에서 패배한 뒤부터는 이혼설도 끊이지 않았다. 오래전부터 명목상 부부인 ‘쇼윈도 부부’에 불과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멜라니아는 올해 남편의 대선 캠페인 때도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 무대에 등장했지만 연설을 건너뛰어 대선 후보 배우자가 연설하는 전통이 깨지기도 했다.

그랬던 멜라니아가 집권 2기 땐 확연히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녀는 대선 이튿날 SNS에 “미국인들이 우리에게 이 중요한 책무를 맡겼다. 우린 미국의 핵심 가치인 자유를 보호할 것이며 개인의 자유와 경제 번영, 안보를 위해 이념을 초월해 달라”고 단합을 촉구했다. 이에 BBC방송은 ‘수수께끼’ 같은 존재이던 멜라니아로선 이례적인 호소라면서 “2기 땐 훨씬 더 적극적으로 대외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은둔하던 영부인이 대외 활동을 더 활발히 펼칠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미국과 영부인의 대외 활동을 중단하라는 요구가 빗발치는 지금 한국의 모습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손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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