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성들도 한국 따라 “비혼, 비출산, 비연애, 비성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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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승리에 좌절한 미국 여성들이 한국 여성계에서 시작된 '4비'(비혼, 비출산, 비연애, 비성관계)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10일 미국 일간지 뉴욕 타임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여성들은 SNS를 통해 한국의 4비 운동을 '4B Movement'라고 명명하며 동참 의사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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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 비출산, 비연애, 비성관계합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승리에 좌절한 미국 여성들이 한국 여성계에서 시작된 ‘4비’(비혼, 비출산, 비연애, 비성관계)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10일 미국 일간지 뉴욕 타임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여성들은 SNS를 통해 한국의 4비 운동을 ‘4B Movement’라고 명명하며 동참 의사를 밝히고 있다. 4B라는 이름은 한국어 비혼(Bihon)과 비출산(Bichulsan), 비연애(Biyeonae), 비성관계(Bisekseu)를 줄인 것으로 한글 비읍(ㅂ)의 머리글자를 따 만들어졌다.
미국 여성들은 성범죄 이력이 있는 데다 여성의 낙태권을 부정하고 여성 혐오적 발언을 쏟아내 온 트럼프가 당선된 것을 여성 인권 후퇴로 받아들이며 4B 운동 동참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선 직후 구글에서는 4B 운동의 검색량이 평소의 5000%로 급증했다. 대선 다음 날인 지난 6일에는 일곱 번째로 많이 검색된 단어가 됐다.
미국 방송 CNN은 4B 운동이 2016년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 건물 화장실에서 여성이 살해당한 사건 이후 촉발됐다고 분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에서 젠더(성) 문제를 연구하는 주희 주디 한 교수는 CNN에 “한국에는 여성에 대한 폭력과 체계적인 차별, 불평등이 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는 4B 운동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지만 오프라인으로까지 확산될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이번 미국 대선 출구 조사 결과를 봐도 여성이자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표를 줬다고 밝힌 여성 유권자 수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보다 적었다.
한 교수도 미국 페미니스트 여성들에 대해 “젠더 이분법에 너무 많이 의존하고 있다. 많은 여성이 트럼프에게 표를 줬다는 사실도 간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4B 운동이 현지에서 주류가 될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다.
4B 운동의 확산에 맞서기라도 하듯 온라인상 여성 혐오 표현도 크게 늘었다. 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네 몸, 내 선택’(Your body, my choice)과 ‘주방으로 돌아가’(Get back to the kitchen)라는 언급이 트럼프 당선 직후 4600% 증가했다. 해리스의 대선 패배를 조롱하며 그를 ‘멍청이’라고 부르는 표현도 대선 당일 6만4000회 언급됐다.
네 몸, 내 선택은 낙태 여부와 성관계를 맺을 대상을 고르는 등 경우에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지지하는 미국 페미니스트 여성들이 만들어낸 구호 ‘내 몸은 내 선택’(My body, my choice)을 조롱하는 표현이다. 주방으로 돌아가라는 표현의 경우 전통적 성 역할을 바탕으로 여성의 활동 반경을 가정, 특히 주방으로 제한하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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