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국내 경제 실망한 투자자, 미 증시로 142조 옮겨갔다
주가지수는 한 나라의 경제적 활력과 미래 전망을 한 눈에 보여줍니다. 그런 면에서 올해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의 움직임은 암담합니다. 코스피는 올해 초와 비교해 제자리걸음 수준이고, 코스닥은 더 안 좋습니다.
3분기 초에 반짝 상승했던 주가는 8월 5일 ‘블랙먼데이’ 사태 이후 급락한 뒤 좀처럼 회복을 못 하고 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블랙먼데이 이후 우리나라 지수 흐름은 G20 국가 중 러시아와 튀르키예 다음으로 나쁘다고 합니다. 전쟁 중인 러시아, 고질적인 경제 위기를 안고 있는 튀르키예를 빼면 사실상 주요 국가 중 꼴찌라는 뜻입니다. 큰 폭으로 상승한 미국·캐나다 등과는 비교도 안 됩니다.
긍정적 요소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수출 실적은 최근까지도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고, 일부 개인투자자가 부담을 호소하던 금융투자세도 폐지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증시가 힘을 못 쓰는 현실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8월 이후 3개월째 주식투자 자금을 빼고 있습니다. 이들이 던지는 지분을 사주던 국내 개인투자자들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주식 규모는 1013억 6570만 달러(약 142조원)로 집계돼,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최근의 주가 약세는 특정한 기업·업종 또는 정부의 특정 정책 한두 가지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경제·산업 전반적으로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징조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경제의 활력이 낮아진 현실을 인정하고 구조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승녕 경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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