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중국 잡고 우승컵 되찾을까
202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본선이 1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2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삼성화재배는 여느 국제대회와 달리 본선 32강전부터 결승전까지 한달음에 치러진다. 올해 대회에는 한국 12명, 중국 16명, 일본 2명, 대만 1명, 태국 1명 등 모두 32명이 출전한다. 올해 관전 포인트는 냉정히 말해 하나다. 한국 바둑의 희망 신진서가 중국의 인해전술을 물리치고 중국에 내줬던 우승컵을 되찾아올 수 있느냐다. 코로나 사태로 중단됐다가 올해 8월 부활한 통합예선에서 시니어조 2장(유창혁, 최명훈)과 여자조 2장(최정, 김은지)을 한국이 모두 가져왔지만, 일반조에서 참패에 가까운 성적을 기록했다. 한국은 2명(강동윤, 안정기)만 예선을 통과한 반면, 중국은 11명이나 본선에 진출했다.
올해 치러진 메이저 세계대회 결과를 보면 세계 최강 신진서가 LG배와 란커배를 거머쥐면서 유일하게 2관왕에 등극했다. 중국(리쉬안하오, 몽백합배)과 일본(이치리키 료, 응씨배)이 한 명씩 챔피언을 배출했다. 신진서가 삼성화재배까지 차지하면 올해 3관왕을 달성한다. 신진서는 올해 부침을 겪었다. 연초에는 개인 통산 3번째로 LG배를 들어 올렸고, 2월에는 농심배에서 기적의 6연승을 거두며 한국의 역전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3월 춘란배 16강, 5월 LG배 16강, 7월 응씨배 16강에서 잇따라 탈락했다. 다행히 8월 열린 란커배 결승전에서 지난 대회 결승 상대 중국 구쯔하오를 상대로 통쾌한 설욕전을 펼쳐 우승컵을 거머쥐었고, 지난 6일에는 제1회 난양배 4강에서 승리해 내년 초 열릴 예정인 결승전 티켓을 확보했다.
걱정되는 건 체력이다. 삼성화재배는 32강전부터 결승전까지 매일 경기가 열린다. 신진서가 우승하려면 최소 10일간 6번 대국을 치러 모두 이겨야 한다. 게다가 올해 신설된 난양배가 하필이면 삼성화재배 직전에 개최됐다. 지난 2∼6일 중국 청두(成都)에서 32강전부터 4강전까지 진행됐는데, 신진서는 5일간 네 경기를 치러 다 이겼다. 7일 귀국한 신진서에게 몸 상태를 물었더니 “컨디션이 좋지는 않지만 문제될 정도는 아니다”는 답이 돌아왔다.
올해도 바둑TV에서 삼성화재배 해설을 맡은 박정상 9단은 신진서가 경계해야 할 중국 선수로 리쉬안하오, 진위청, 왕싱하오를 꼽았다. 중국 랭킹 2위인 리쉬안하오는 지난 5월 몽백합배에서 우승하며 절정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신진서와의 상대전적은 2승2패. 2004년생 진위청은 중국 랭킹 21위에 불과하지만,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중국바둑리그에서 파죽의 19연승을 올렸다. 신진서와는 2022년 한 번 만나, 신진서가 이겼다. 하지만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은 또다른 2004년생 왕싱하오다. 중국에서 일찍이 차세대 선두주자로 꼽은 천재 기사로, 현재 중국 랭킹은 6위지만 신진서와의 상대전적은 1승1패다. 왕싱하오는 공교롭게도 지난주 열린 난양배 4강에서 신진서와 나란히 승리해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올해 LG배 결승에 진출한 국내 랭킹 3위 변상일과 지난해 삼성화재배에서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4강에 오른 국내 랭킹 2위 박정환을 기대해볼 만하다. 일본은 일본에 최초로 응씨배를 안긴 이치리키 료의 선전을 기대한다.
삼성화재배는 중앙일보가 주최하고 삼성화재해상보험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관한다. 결승전은 오는 20~22일 열리고 상금은 우승 3억원, 준우승 1억원이다.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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