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SNS 인사’ 재개…“헤일리·폼페이오 기용 안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9일(현지시간)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와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을 2기 행정부에서 기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이 소유한 SNS 트루스소셜 글을 통해 “헤일리 전 대사와 폼페이오 전 장관을 현재 구성 중인 트럼프 행정부에 초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두 사람을 콕 집어 차기 내각 인선 배제 방침을 밝힌 것은 철저하게 충성파로 권력 요직을 채우겠다는 메시지를 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트럼프와 맞섰던 헤일리 전 대사는 한때 공화당과 보수진영에서 반(反)트럼프 인사들을 중심으로 ‘트럼프 대안’으로 여겨졌다. 경선 과정에서 트럼프와 날 선 공방을 벌였던 헤일리는 패배가 확실시되자 지난 3월 후보에서 사퇴했다. 이후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를 찍겠다”고는 했지만 전면적인 유세 지원에는 나서지 않으며 트럼프 측과 거리를 둬 왔다.
트럼프 1기 때 중앙정보국(CIA) 국장, 국무장관 등을 지낸 폼페이오 전 장관은 지난해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과정에서 트럼프의 눈 밖에 났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폼페이오는 지난해 3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에서는 사려 깊은 사람을 선출해야 한다”며 “그런 사람은 인터넷을 폄하하지 않고, 햄버거를 던지지 않으며, 모든 시간을 트위터나 생각하며 보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트럼프를 겨냥한 말로 해석됐다.
트럼프가 SNS를 통해 자신의 인선 구상을 밝힌 점도 주목된다. 트럼프는 1기 때 SNS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요직 인사의 전격 경질을 알렸다. 당사자는 물론 참모들도 교체 사실을 알지 못해 당황한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이런 돌발적 인사 스타일이 2기에도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는 이날 내년 1월 20일 열리는 취임식 공동준비위원장으로 부동산 사업가 스티브 위트코프와 켈리 레플러 공화당 상원의원을 임명했다. 위트코프는 트럼프의 골프 파트너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9월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 소유 골프장에서 두 번째 트럼프 암살 시도가 있었을 때도 함께 있었다.
한편 트럼프는 오는 13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기로 했다고 백악관이 9일 밝혔다. 현직 대통령이 정권을 평화롭게 이양하는 차원에서 당선인을 백악관으로 초청하는 관례에 따른 것이다. 다만, 2020년 대선 패배 후 선거 조작을 주장했던 트럼프는 당시 바이든 당선인을 백악관으로 초청하지 않았고 이듬해 1월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도 불참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7일 대국민 연설에서 “평화롭고 질서 있는 정권 이양을 약속한다”고 했지만, 인수·인계 과정에서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대통령 이해충돌 방지 서약을 담은 윤리계획을 아직 제출하지 않아 정권 인수 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보도했다. 2019년 개정된 대통령직인수법에 따르면 지난 10월 1일까지 트럼프 정권 인수팀은 당선 시 이해충돌 문제 해소 방안 등을 담은 윤리계획을 제출하고 공개해야 했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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