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한강님"…내달 노벨상 시상식서 한국어로 소개 된다

현예슬 2024. 11. 10.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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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 연합뉴스


소설가 한강이 한 달 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노벨 문학상 시상식에서 자신에 대한 우리말 소개를 들으며 무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10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강의 작품을 스웨덴어로 번역한 번역가 박옥경씨는 시상식에서 수상자를 소개하는 연설의 마지막 문장을 한국어로 번역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시상에 앞서 문학상 선정 기관인 스웨덴 한림원 위원 한 명이 스웨덴어로 한강을 소개하는 연설에 나서는데, 그간의 관례대로 한강을 무대로 맞이하는 마지막 문장을 작가의 모국어인 한국어로 말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해마다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선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시상하는 평화상을 제외한 5개 부문 시상이 이뤄진다.

다른 부문의 시상 연설은 영어로 이뤄질 때도 많지만, 스웨덴어 권위의 전문가가 종신 위원을 맡는 스웨덴 한림원의 문학상 시상 연설은 통상 스웨덴어로 진행되다 수상자의 모국어로 마무리된다.

한강의 소설을 스웨덴어로 번역한 번역가 박옥경(왼쪽)씨와 안데르스 칼손 영국런던대 교수 부부. 연합뉴스


2022년 시상식에선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를 맞이하며 프랑스어로 "친애하는(Chere) 아니 에르노, 국왕 폐하로부터 노벨 문학상을 받기 위해 앞으로 나서주실 것을 요청하며 스웨덴 한림원의 따뜻한 축하를 전합니다"라고 말했다.

2019년엔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한트케를 무대로 올리며 "친애하는(Lieber) 페터 한트케"로 시작하는 같은 내용의 독일어 문장을 말했고, 2017년 일본계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경우 영어로 "친애하는(Dear) 이시구로씨"라고 호명했다.

수상자는 시상식에서는 연설하지 않고 별도로 강연을 열어 수상 소감 등을 전한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의 강연문은 여러 사람의 주목을 받으며 서적으로 출간되기도 한다.

스웨덴 한림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한강은 12월 7일 한국어로 강연하며 영어와 스웨덴어 번역이 제공된다.

이 스웨덴어 번역도 박씨와 남편 안데르스 칼손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한국학 교수가 공동으로 맡을 예정이다.

박씨는 스웨덴 유학 중 만난 남편 칼손 교수와 1990년대부터 공동으로 번역 작업을 해왔으며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와 『흰』을 스웨덴어로 옮겼다.

두 번역가는 연합뉴스에 "노벨문학상 수상 여정의 중요한 순간까지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며 "한림원에서 노벨 문학상 수상자 강연이 한국어로 진행되고 시상식에서 한국어로 작가에 대한 인사말이 나올 순간을 생각하면 벌써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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