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윤상의 세상만사] 로또 당첨, 행운인가 불행인가

2024. 11. 10.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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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PC방에서 종업원을 때리고 돈을 빼앗은 혐의로 경찰의 수배를 받고 있었다.

빼앗은 돈도 얼마 남지 않게 되자 그는 마지막 남은 1만원으로 로또를 샀다.

그러나 구름 속을 걷는 것 같았던 그의 행운은 로또 당첨 8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히면서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지갑에서 지갑 주인의 필체로 로또 당첨 번호와 똑같은 번호가 적힌 종이까지 발견되면서 이씨의 거짓말도 이내 들통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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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PC방에서 종업원을 때리고 돈을 빼앗은 혐의로 경찰의 수배를 받고 있었다. 빼앗은 돈도 얼마 남지 않게 되자 그는 마지막 남은 1만원으로 로또를 샀다. 사실 쫓기는 인생인지라 편안한 잠을 잘 수는 없었지만, 전날 밤 꾼 좋은 꿈에 기대며 초조하게 추첨을 기다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1등 당첨이다. 세금 빼고도 14억원 정도가 손에 들어왔다. 30여 년 인생을 살아오는 동안 작은 행운조차 없었는데, 이런 큰 행운이라니.

김씨는 우선 자신의 오랜 소원인 PC방을 차렸다. 품위 유지를 위해 고급 외제차도 샀다. 택시 운전을 하며 근근이 삶을 이어오던 아버지에게 주택과 개인택시를 구입해 드리고, 형 PC방 개업에 거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하물며 친한 세 친구에게 3000만원씩 나눠주기도 했다. 그러나 구름 속을 걷는 것 같았던 그의 행운은 로또 당첨 8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히면서 제동이 걸렸다.

거액을 주고 전관 변호사를 선임한 김씨는 벌금형을 받고 풀려났지만, 이후 강원랜드를 드나들며 도박을 일삼고 하루가 멀다 하고 유흥주점을 드나들었다. 이렇게 당첨금 14억원이 사라지는 데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후 그의 인생은 절도와 구속, 수감과 출소, 다시 절도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이렇게 도망치는 인생을 살던 와중에도 김씨는 다시 한 번 ‘인생 역전’을 꿈꾸며 매주 로또를 샀다. 마지막 한탕을 하고 붙잡힌 결정적 계기도 로또 자랑 때문이었다. 택시기사에게 로또 1등 당첨 사실을 자랑한 것이 들통난 것이다. 그는 경찰에 붙잡히고 이런 말을 남겼다. “로또에 당첨되지 않았다면 평범하게 살았을 텐데, 로또 때문에 내 인생이 망가진 것 같습니다. 이번에 출소하면 로또는 절대로 사지 않겠습니다.”라고.

이번에는 좀도둑 이씨의 로또 이야기다. 이씨는 한여름 벤치에서 자고 있던 취객의 주머니를 털어 지갑을 훔쳤다. 지갑을 뒤져보니 돈과 함께 로또가 있었다. 설마 하며 번호를 확인해 봤더니 1등에 당첨된 로또였다. 설레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었으나, 완전범죄를 위해 1주일을 기다린 뒤 당첨금 20억원을 찾았다.

이런 이씨의 예기치 못한 행운도 오래가지 못했다. 훔친 지갑을 버리지 않고 책상에 그대로 둔 것이 화근이었다. 얼마 후, 살인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이씨 집을 수색하다 그 지갑을 발견했다. 경찰이 지갑의 출처를 집요하게 캐물었다. 이씨는 지갑 절도를 실토할 수밖에 없었으나, 로또는 자기 것이라고 우겼다. 그러나 지갑에서 지갑 주인의 필체로 로또 당첨 번호와 똑같은 번호가 적힌 종이까지 발견되면서 이씨의 거짓말도 이내 들통났다. 결국, 이씨는 주인에게 당첨금을 돌려줘야 했고, 형사처벌까지 받았다.

로또 당첨 같은 행운이 때로는 권력의 영역에서도 나타나는 것 같다. 로또 당첨처럼 예상치 못하게 권력을 움켜쥐었다면 조심하고 또 조심해서 권력을 행사할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 행운이 곧 불행으로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니.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은 국민일보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엄윤상(법무법인 드림)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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