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서 트럼프 반대 시위…취임 전 대규모 행진 예고도

장윤서 2024. 11. 10.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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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행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예고해온 이민자 추방, 낙태 규제 등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 트럼프 타워 앞에서 노동자 및 이민자 인권 관련 시민단체들이 행진을 벌였다. 푸른색 옷을 입은 시위대는 "혐오는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 수 없다", "우리는 떠나지 않는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수도 워싱턴DC에서는 지난 2016년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결성했던 '위민스 마치(여성 행진)'의 시위가 있었다. 수백여 명이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 앞에 모여 '프로젝트 2025(Project 2025)'에 반대하는 행진을 했다. 프로젝트 2025는 헤리티지재단이 트럼프 집권 2기를 위해 내놓은 정책 제언집으로 낙태 약물 접근 제한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시위대는 "선택권이 없는데 내 자유는 어디에 있는가?"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고 낙태권 제재에 항의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들은 선거의 합법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니다. 대신 여성의 생식권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도 수십명이 모여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선거 구호였던 "우리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와 낙태권 지지 구호인 "내 몸은 나의 선택" 등을 외쳤다.

반전(反戰) 시위도 이어졌다. 시애틀에서는 팔레스타인 지지를 뜻하는 전통 스카프 케피예를 쓴 사람들이 거리에서 시위를 벌였다. 포틀랜드, 시카고에서도 트럼프 반대 시위가 있었다.

이같은 반대 시위는 내년 1월 취임 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내년 1월까지 선거, 민주주의, 낙태권, 가자 분쟁 등과 관련된 시위 허가 신청서가 10건 이상 당국에 접수됐다. 위민스 마치 등 시민단체 연합은 '워싱턴 시민 행진'이라는 이름으로 취임식 이틀 전인 1월 18일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이들은 시위에 약 5만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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