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2년 6개월, 김 여사에 박절하지 못해 절망 준 시간"
[곽우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와 지도부가 9일 오후 서울 숭례문과 서울시청 사이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주당 주최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 공동취재사진 |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인 10일, 더불어민주당이 내 놓은 '윤석열 정부 2년 6개월'에 대한 평가였다. 야권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일제히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비판 목소리를 높였고, 특히 김건희 여사 관련 특별검사 임명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여당은 야권의 이 같은 주장을 '정치 공세'로 규정하고, 특히 전날 있었던 야권의 대규모 장외 집회를 '이재명 대표 방탄용 사법부 압박'으로 몰아 세우며 적극 반박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 수용을 압박하는 야당과, 이재명 대표 재판 생중계를 촉구하는 여당의 공방이 이날 하루 동안 돌림노래식으로 반복됐다.
민주당 "윤 대통령, 일말의 양심 있다면 사죄하고 특검 수용하라"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윤석열 정권이 오늘로 임기 반환점을 맞았다"라며 "2년 6개월이란 시간동안 윤석열 정부가 국민에게 받은 성적표는 10%대의 초라한 지지율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공과 사 구분이 아주 분명한 걸 신조로 삼아왔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말과는 달리, 김건희 여사는 인사에서부터 예산까지 전방위로 국정을 농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라며 "대한민국의 법치는 무너졌고, 정의는 사라졌다"라고 날을 세웠다. "우리 국민은 하루하루 절망을 느끼고 있는데, 언제까지 김건희 여사만 감싸고 돌 셈인가?"라고도 따져 물었다.
한 대변인은 윤 정부 출범 이후 각종 논란과 의혹을 낳은 사건들을 열거한 후 "역사상 이런 대통령이 있었느냐? 이것이 공사 구분을 하는 대통령의 모습인가?"라며 "우리 국민이 다시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김건희 여사만 있는 대통령을 우리 국민은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에게 일말의 양심이라도 남아있다면, 이제라도 국민께 진심으로 사죄하시라"라며 "국정기조를 전환하고 김건희 특검을 즉각 수용하시라"라고 요구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과 같은 태도로 국정에 계속 임한다면, 오늘이 임기의 반환점을 맞는 날이 아니라 몰락의 시작점이 될 것임을 국민의 이름으로 엄중히 경고한다"라고도 덧붙였다.
조국 "임기 반납의 시간이 왔다... 그렇지 않으면 탄핵의 시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 임기 '반납'의 시간이 왔다"라며 "25년 같은 2년 반이었다"라고 직격했다. 조국 대표는 "윤 대통령은 일찍이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라고 허풍을 떨어 인기를 얻었지만, 철저하게 자기 자신과 배우자 김건희씨에게만 충성하고 있었다"라며 "부창부수였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윤 대통령에게 김건희씨는 치외법권을 누려야 마땅한 성스러운 존재였다"라며 "윤 대통령에게 국정은 검찰권력을 강화하는 것, 대통령 부부의 이익와 안위를 지키는 것일 뿐"이라고 힐난했다. "국민들은 볼 만큼 보았고, 참을 만큼 참았다"라며 "윤 대통령은 대국민 '잡담'에서 자신의 탄핵 사유를 스스로 요점 정리했다"라고도 지적했다.
▲ 답변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국민의힘은 불편한 시각을 숨기지 않았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이날 "민주당이 있어야 할 곳은 '국회'"라며 "민주당이 어제 또 장외집회를 열었다. 집회의 명분은 특검 수용 촉구였지만, 실상은 선거법과 위증 교사 1심 선고를 앞둔 이 대표를 구해보겠다는 '세몰이'였다"라고 규정했다. "국회 안에선 검사 탄핵으로 검찰을 겁박하고, 밖에선 집회로 대통령과 정권을 압박하며 이 대표를 보호하겠다는 전략"이라고도 몰아세웠다.
이어 "지난 주말 '30만 명' 집회 참석을 공언했다가 1만7000명에 그쳐 여론몰이에 실패하자, 이번엔 정권 퇴진 운동을 벌이는 민노총 등 친야 단체들과도 손을 잡았다"라며 "이런 세력이 주도하는 집회의 목적이 순수할 리 없다"라고 꼬집었다.
"장외 집회는 소수 세력이 다수의 횡포에 맞서 국민을 상대로 호소하는 최후의 수단"이라며 "마음만 먹으면 국회에서 못할 일이 없는 170석의 거대 야당이 거리로 나가 '약자 행세'를 하는 지금의 상황은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 정치공세에 남용하라고 위임된 권력이 아니다"라는 비판이었다.
박상수 대변인 또한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1심 선고를 앞둔 마지막 주말, 민주당이 방탄집회를 위해 거리로 나섰다"라며 "사법부를 겁박하기 위한 '무력시위'이자, '무죄 탄원 서명 운동'과 그 궤를 같이 하는 매우 비정상적인 여론전의 연장선"으로 정의했다.
그는 "지금 민주당이 할 일은 방탄 여론몰이가 아니라, 당당히 재판 생중계를 요구하는 것이다"라며 "민주당과 이 대표는 장외집회 같은 사법체계를 뒤흔드는 시도를 멈추고 진실을 입증하기 위한 노력을 하길 바란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결정을 내리길 촉구한다"라고 압박했다.
개혁신당 "양당, 사법의 영역을 탐욕으로 더럽히지 마시라"
반면, 개혁신당은 "양당은 사법의 정치화를 멈추시라"라며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성열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오는 15일,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가 진행된다. 어떤 외압도 없이 법리만을 논해야 하는 사법부의 시간"이라며 "하지만, 사법의 정치화로 공정한 재판을 흔들어보려는 시도들에 우려가 앞선다"라고 개탄했다. "무죄 탄원서를 앞세워 '여론재판'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민주당의 시도는 규탄받아 마땅하다"라며 "사실관계와 법리의 자리에 감정과 진영논리를 채우는 것은 공당의 자세가 아니다"라는 지적이었다.
또한 "사법의 영역을 다시 정쟁화하려는 국민의힘도 반성해야 한다"라며 "무죄 탄원서는 규탄하며 정치적인 행위를 강행하려는 시도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의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김건희 여사의 비공개 조사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정부여당이, 부수적인 재판 과정에 왈가왈부하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지 자각해야 한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양당에게 촉구한다. 사법의 영역을 탐욕으로 더럽히지 마시라"라며 "제 눈에 든 들보를 가리려 흙탕물을 아무리 튀겨도, 국민들의 눈을 가릴 수는 없다는 것을 하루 빨리 인지하길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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