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 트럼프와 케미 안 맞을 것, 맞으면 더 걱정"

곽우신 2024. 11. 1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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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간담회에서 향후 한미관계에 우려 표명... "미국 자국 우선주의에 끌려갈 것"

[곽우신 기자]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트럼프2기 행정부 대외정책과 한반도'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1.10
ⓒ 연합뉴스
"'케미'가 잘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진심이라면 걱정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과연 화학적으로 잘 조화될 수 있을지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다. 대한민국과 미국 모두 보수 정당 출신이 대통령이 된 가운데, 윤 대통령 측이 이를 바탕으로 안이하게 낙관했다가 오히려 한미 외교를 크게 그르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앞서 7일 대국민담화 발표 및 기자회견에서 "다자 회의에서 관계를 맺은 미국의 여·야 상·하원 의원들이 '윤 대통령과 트럼프는 케미(케미스트리의 약어, 두 사람 사이의 호흡, 유대감을 뜻함... 편집자 주)가 맞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다리를 잘 놓겠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니 저는 별문제 없이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보였다.

하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0일 당 '트럼프 2기 행정부 대외정책과 한반도' 간담회에 참석해 "케미는 제가 보기에 잘 안 맞을 것 같다"라며 "좀 다르다, 제가 보기에는"이라고 꼬집었다. "자칫 엄청난 국익의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라며 "현실주의자와의 협상은 어렵다. 매우 치밀하게 준비를 잘 해야 하고 강해야 한다"라는 이야기였다.

"우크라이나에 전쟁 구경 가느냐? 기술 배우러 가느냐?"

이날 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여러 평가들이 있는데, 김대중 대통령식 표현을 빌리자면 '상인적 현실감각이 극대화된 지도자'"라며 "전쟁을 일종의 낭비로 보는 합리적 사고의 사람이다. 방위비 분담금 문제도 저렇게 '10배, 10조 이상 내라. 한국은 머니 머신이다' 압박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상인적 감각을 가진 현실주의자로 보이기 때문에 우리도 충분히 활용할 여지가 있겠다"라면서 "우리도 합리적으로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념과 가치 이런 것들보다"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을 거론하며 "우리 정부의 입장이 난처하게 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민주당은 결코 원하지 않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무슨 북한의 파병을 빌미로 해서 '체포된, 항복한 북한 포로들에 우리 심문조를 파견해서 심문 대신 해주겠다' 황당무계한 계획"을 꼬집은 것.

파병이 아니라 참관단을 보내겠다는 여권의 계획도 마찬가지였다. 이 대표는 "전쟁 구경 가느냐? 전쟁 기술 배우러 가느냐? 우크라이나에 가서 배워야 되느냐?"라며 "그럴 필요 없다.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그럼에도 참관단 파병을 국회 동의 없이 강행하려 한다"라며 "방어무기 개념을 동원해서 살상무기를 제공하려 한다든지, 이런 우리 정부의 태도가 아마도 일정 정도는 제한되지 않겠는가"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자신이 최근 밀고 있는 기조인 '먹사니즘'을 의식한 듯 "말씀드렸던 것처럼 전세계가 이념과 가치, 이런 것보다는 '먹고사는 문제' 여기에 더 관심이 많다"라며 "사람들이 평화롭고 안전한 환경 속에서 희망을 가지고 안정된 생업에 종사하면서 행복한 삶을 꾸려 나가는 것. 이게 국가가 해야 될 일 아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윤 정부, 외교적 고립 심화... 미국 자국 우선주의에 완전히 끌려갈까 걱정"

이 대표는 다만,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 사이에 '케미가 맞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의 발언을 두고 "복합적인 말을 해서, 오해가 있을 것 같아서 다시 말씀드린다"라며 부연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케미가 맞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은, 트럼프 당선자는 명확하게 미국 국익 우선, 자국 산업 보호, 자국민 일자리 확대 여기에 맞춰져 있는데, 우리 윤석열 정부는 이념·가치·국제질서·세계경찰 이런 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오지 않았느냐?"라고 재차 지적했다. "굳이 우리가 관여하지 않아도 될 세계질서에 관한 문제를 과도하게 언급하는 바람에 우리의 외교적 고립을 심화시켰다. 확대했다"라는 진단이었다.

이 대표는 "그 때문에 소위 경제 영토·외교적 지평이 좁아지면서 우리의 경제도 나빠지고 있다"라며 "'케미가 맞으면 더 걱정'이라는 말씀은,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에 완전히 끌려간다는 말씀"이라고 말했다. 자유 민주주의와 같은 명분에 윤 대통령이 집착하다가, 미국의 이익을 위해 한국의 손해를 지나치게 감수할 가능성을 경고한 셈이다.

한편, 야당 차원에서 "대미 사절단, 파견단 문제를 아직 논의하지 않은 것은 불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필요하면 해야 한다"라며, 다만 "시기가 적절한가? 아직 이르지 않은가?"라고 물음표를 던졌다.

그는 "민주당 차원에서라도 미국의 조야와 소통하고, 합리적으로 한미 관계를 풀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며 "특히 우리 정부가 저렇게 좀 국제적인 흐름, 국익 중심의 실용·실리 외교라고 하는 흐름에서 벗어나고 있기 때문에 야당의 역할이 중요하지 않을까?"라고 민주당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런 면에서 우리 대미 조야와의 관계와 역할이 커져야 한다. 그 역할을 우리가 해야 한다"라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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