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금 들어와봤자"…친문 적자 김경수, 귀국 석달 연기

김정재 2024. 11. 1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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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유학 중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당초 계획보다 석 달가량 더 외국에 머물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혔다. 김 전 지사 측 관계자가 1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지사가 대선이 끝난 미국을 돌아다니면서 추가 연구를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다”며 “내년 2월까지는 김 전 지사가 ‘사회적 대타협 모델’ 연구를 지속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지난 5월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 전 지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했다. 뉴스1

이달 말로 예정했던 귀국 시점을 내년 2월 말로 미룬 것이다. 지난해 8월 유학길에 오른 김 전 지사는 현재 베를린 소재 대학에 머물며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노동환경 변화와 사회갈등 문제 등을 연구 중이다.

김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2021년 징역 2년 형을 확정받고 복역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첫해인 2022년 12월 복권 없이 사면됐고, 올해 광복절 특사로 복권까지 돼 제한 없는 정치 활동이 가능해졌다. 김 전 지사가 복권 결정 직후 SNS에 “우리 사회를 위해 보탬이 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겠다”고 쓴 걸 두고 옛 친문(친문재인) 진영 일각서 ‘김경수 역할론’이 다시 꿈틀대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장외집회에서 단상에 올라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도 김 전 지사가 귀국 시기를 늦춘 건 이른바 ‘이재명 일극 체제’로 평가받는 현 야권 지형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지사 측 관계자는 “친이재명계가 주도하는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본인의 룸(운신의 폭)이 마땅치 않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전했다. 친문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적어도 1년간은 김 전 지사든 누구든 비명계가 세를 모아서 기회를 도모하기 어려운 국면”이라며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때를 더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를 잘 아는 민주당 전직 의원도 “김 전 지사가 상당히 합리적이고 온전한 성향”이라며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하면서 차근차근 정치 복귀를 타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1심 판결(11월 15일 공직선거법, 25일 위증교사)이 예정된 상황에서 선고 내용 및 당내 ‘대안론’ 점화 여부를 좀 더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선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 민주당 주류인 친명계에서는 김 전 지사의 복귀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소속 의원은 “명태균 게이트도 여론조사 조작이 단초 아닌가”라며 “김 전 지사가 지금 섣불리 나섰다가는 ‘드루킹 조작’ 이미지가 부각돼 역풍이 불 우려가 적잖다”고 말했다.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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