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투수가 두려워할 선수"…한국 야구의 간판이 된 김도영
역시 '수퍼스타'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김도영(21)이 2024 프리미어12에 출전하는 경쟁국들의 '경계 대상 1호'로 떠올랐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주최하는 프리미어12는 야구 세계랭킹 상위 12개국이 참가하는 국가대항전이다. 한국은 일본·대만·쿠바·도미니카공화국·호주 등과 함께 B조에 포함돼 13일부터 대만에서 예선 조별리그를 치른다. 올해 KBO리그를 평정하고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예약한 김도영이 국제무대 경쟁력까지 확인할 기회다.
해외 언론은 잇달아 김도영을 한국 대표팀의 핵심 전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최근 '프리미어12에서 지켜봐야 할 선수 8인' 중 한 명으로 김도영을 꼽았다. 이 매체는 "김도영은 놀라운 2024시즌을 보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팀 우승에 공헌했다"며 최연소 30홈런-30도루 기록과 최연소·최소경기 100득점 신기록을 조명했다. 이어 "정교함과 장타력을 겸비한 3루수 김도영은 한국과 맞서는 모든 투수를 두렵게 할 타자"라고 높이 평가했다.
WBSC 홈페이지도 "한국 대표팀은 (이전 대회 출전 선수들보다) 상대적으로 젊어졌지만, 여전히 경쟁력 있는 팀을 꾸렸다"면서 공격의 선봉장 김도영을 '천재 3루수'라고 표현했다. 김도영이 올해 정규시즌에 타율 0.347·홈런 38개·도루 40개·109타점·143득점·장타율 0.647의 놀라운 성적을 기록한 점도 상세히 소개했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8일 결전지 대만에 도착해 현지 적응훈련을 시작했다. 홈팀이자 숙적인 대만과 13일 타이베이돔에서 개막전을 치른 뒤 쿠바(14일)·일본(15일)·도미니카공화국(16일)·호주(18일)를 차례로 만난다. 한국도, 대만도 첫판에서 서로를 잡아야 21일 일본에서 시작하는 슈퍼 라운드(4강) 진출을 노릴 수 있다. 대만 언론은 연일 한국 대표팀 관련 기사를 쏟아내면서 김도영을 경계하고 있다.
대만 야후스포츠는 "김도영은 장타력이 뛰어나고, 출루한 뒤에는 공격적으로 주루한다. 도루 성공률이 9할에 달한다"며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3루타(10개)를 쳤다. 수비를 압박하는 선수"라고 짚었다. 또 대만 나우뉴스는 "과거 이승엽·이대호·김동주 등 한국의 강타자들은 영웅 같은 스윙을 했다"며 "지난해를 기점으로 그런 유형의 타자는 사라졌고, 김도영처럼 그들과 다른 유형의 젊은 타자들이 등장해 공격을 주도한다"고 분석했다.
김도영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을 잘 알고 있다. 스포트라이트는 그에게 부담이 아닌, 의욕의 자양분이다. 그는 "해외 언론의 이런저런 평가가 나오는 것만 봐도 프리미어12가 큰 대회라는 게 실감 난다"며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고 했다.
김도영이 성인 국가대표팀에 뽑힌 건 지난해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대회에선 15타수 3안타로 부진했고, 결승전에서 손가락을 다쳐 4개월간 재활하는 불운까지 겪었다. 그 후 1년이 흐르는 사이 김도영의 위상은 크게 달라졌다. 현지 교민들은 물론이고, 대만인들까지 사인을 받기 위해 몰려드는 한국 야구의 간판스타가 됐다. 심재학 KIA 단장은 출국 전 김도영에게 "이번에도 다치고 오면 가만두지 않겠다"며 짐짓 엄포를 놓았다는 후문이다.
김도영은 "다른 나라 팬들이 사인을 요청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기분이 좋고,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며 "훈련에 잘 적응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내가 더 성장한 만큼, APBC 때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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