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왜 거기서 나와”…트럼프 당선에 美 여성, 韓 따라 ‘4B 운동’

한국에서 시작된 ‘4非 운동’ 주목
비혼, 비출산, 비연애, 비성관계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후 열린 여성 인권 지지 시위(로이터 연합뉴스)

이번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자 이에 좌절한 미국 여성들 사이에서 한국식 비혼·비출산 운동인 ‘4B’ 운동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11월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매체는 이번 대선을 여성의 권리와 재생산의 자유가 걸린 문제로 인식했던 일부 미국 여성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계기로 ‘4B’라는 한국의 급진적 페미니즘 운동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여성들은 성범죄 이력이 있으며 낙태권에 반대하고 여혐 발언을 서슴지 않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여성 인권의 후퇴로 받아들였으며, 일부는 한국의 4B 운동으로 대응하려 한다는 것이다.

‘4B(비·非)’ 운동이란 ‘비연애·비성관계·비혼·비출산’을 추구하는 움직임으로,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성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 불법 촬영, 성별 임금 격차 문제 등을 계기로 2010년대 후반 한국에서 시작됐다.

대선 직후 구글에서 ‘4B 운동’ 단어 검색이 5000% 이상 급증했다. 4B 운동은 선거 다음 날인 6일 미국에서 7번째로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가 됐다.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도 ‘#4B운동’(#4bmovement)이라는 태그를 단 게시물이 수천 개 올라왔다.

외신은 4B 운동이 앞으로 얼마나 대중적으로 확산될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이미 온라인상에서는 퍼졌으며 이를 자기 방어 수단으로 선택하는 여성들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미 결혼했거나 파트너가 있는 여성들은 남성 소유 기업 물건을 불매하거나 남성을 위한 감정 노동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동참 의지를 밝혔다.

다만 워싱턴포스트(WP)는 “일각에서는 이들 여성 운동이 너무 극단적이라는 비판도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중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크고, 세계에서 합계출산율(0.72명)이 가장 낮은 나라인 한국에서는 4B 운동과 페미니즘이 양극화된 주제”라고 전했다. 페미니즘과 이로 인해 생겨난 4B 운동이 한국에서도 민감한 이슈인 만큼 미국에서도 관련 우려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