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조 굴리는 美부동산펀드 대표 “트럼프 시즌2 부동산 투자 기회”
마침 미국 현지에서 대규모 부동산펀드를 운영하는 GL캐피털파트너스(이하 GL캐피털)와 연이 닿았다. GL캐피털은 자산운용액(AUM)만 2조5000억원(약 20억달러)에 달한다. 주로 1만가구 이상의 멀티패밀리(상업용 임대 아파트) 자산에 투자·운용하고 있다. 토마스 홀 GL캐피털파트너스 공동대표와 트럼프 당선 후 현지 분위기, 부동산 시장 전망 등에 대해 이메일로 인터뷰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Q. 부동산 하면 트럼프를 떠올리는 이가 많다. 현지 업계에서는 재선 성공의 의미를 어떻게 보나.
부동산 전반을 고려하자면 트럼프의 승리는 호재다. 부동산 경기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장기 금리가 상승하고 단기 금리가 하락하는 식의 대출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트럼프 공약을 보면 석유 산업 관련 도시는 확장과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내 자본 시장 규제가 완화되고 느슨해지면서 자산 가격이 상승하고 바이든 행정부 때에 비해 더 활발한 부동산 거래가 이뤄질 것이다.
Q. 규제 완화는 어떤 방식으로 흐를까.
바이든정부 시절에는 임차인은 보호하고 주택 소유자 규제가 강화됐다. 트럼프 시대가 되면 소유자 권리가 회복되고, 자본 시장에 대한 규제가 감소하며, 일반 단독 주택 시장의 구매 감당력은 계속 낮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법인 소유 부동산, 사업 추진 차원의 부동산 보유 관련해서는 세금 인하가 이뤄질 수 있어 이 시장에 대한 추가 투자와 유동성을 촉진할 것이다.
Q. 코로나19 이후 미국 오피스빌딩 시장은 침체했다. 원격근무, 재택근무 등이 확산되면서 기업이 오피스빌딩 입주를 원치 않아서라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정부가 들어서면 양상이 달라질까.
그렇다. 특히 오피스가 집중된 도시 중심의 멀티패밀리, 상가 시설, 사무용 공간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실제 많은 IT기업이 재택근무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제한된 신규 공급, 임대료 재조정, 기존 건물에 대한 대규모 투자 덕분에 이 부문은 긍정적으로 반등할 것이다.
대신 도심에서 떨어진 지역의 주택 가격은 이제 조정받을 것이다. 더이상 그런 곳에서 재택하며 일하거나 상승한 거주 비용을 감당할 사람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Q. 여타 분야별 전망은?
리테일(거리매장) 시장은 여전히 힘들 수 있다.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소비심리가 오르지 못해서다. 다만 K푸드 등 새로운 식음료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문은 상대적으로 활성화할 것으로 본다. 지역 내 쇼핑센터는 재조명받을 수 있다.
호텔 역시 꾸준히 수요가 올라오면서 성장한 분야다. 다만 문제는 그만큼 인건비, 리모델링 등 비용도 높아졌다. 전반적으로 이런 상승분이 수익성에 부담을 주며 마진을 압박할 것이다. 산업·물류 부문과 대규모 데이터 센터는 건설 개발 영역에서 주요 성장 분야로 계속 남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데이터 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문제는 개발자에게 주요 과제가 될 것이다.
Q. 한국에서는 여전히 아파트 등 주택 가격이 부동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이 시장이 조정을 많이 받았는데.
그렇다. 여전히 시장에 나올 공급량이 많고 대량 대출 만기로 가격 상승은 제한될 것이다. 2025년 투자 거래 시, 이처럼 비핵심(non-core) 자산을 매각하려는 사람이라면 여전히 높은 금리로 인해 약 0.25~0.5%(25~50bp) 정도의 캡 레이트(cap rate∙투자 대비 수익률∙자본환원율) 기대치를 조정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내년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투자할 기회가 될 수 있다.
Q. 트럼프 2기 시대엔 이민자 제한 정책을 더 강화할 것이라 예상된다. 그렇다면 외국인의 현지 부동산 투자도 위축되지 않을까.
외국 자본 투자 허용은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동산 투자를 고려하는 외국인이라면 현지에서 LLC 형태로 투자할 가능성도 높다. 미국에서 LLC는 세제 통과 법인(Pass through)으로 간주되며, 법인 자체는 소액의 수수료를 제외하고 세금 부과 의무가 없다. 모든 수익 또는 손실과 관련된 세금 의무는 LLC의 참가자 개인에게 부과된다. 트럼프 집권 1기 시대 LLC에 대한 세제 혜택을 이미 부여한 만큼 재집권 때 변화는 예상되지 않는다.
대신 전반적으로 더 엄격한 이민 정책으로 저숙련 노동력 유입의 증가 속도를 늦추고, 현재 미국 재정 적자를 압박하는 많은 미등록 이민자로 인한 재정 부담은 줄어들 것이다.
Q. 트럼프 재집권으로 강달러 시대가 지속될 것이란 의견이 많은데 미국 혹은 외국인의 한국 부동산 투자로 이어질까.
2019년 100억달러를 넘었던 한국 투자가의 해외 투자액은 2023년 7억달러로 줄어들었다. 반면 한국 부동산에 대한 투자, 즉 인바운드 투자는 2019년 약 25억달러, 2024년의 경우 23억달러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한국 투자가의 아웃바운드 투자가 줄어들면서 인바운드 투자가 성장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꾸준히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 한국 내 인바운드 투자는 한국 사무소·팀을 개설하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을 대상으로 한 특정 펀드를 설립한 미국과 싱가포르의 일부 펀드가 주도하고 있다. 이런 펀드들에게 아시아 내 최대 목표 시장이었던 중국은 투자 매력을 상실하면서, 한국이 새로운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다. 해외 투자가는 한국의 꾸준히 오피스 자산 성장, 물류 부동산 확장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물류 분야의 캡 레이트가 상승한 점, 오피스 부문의 공급 증가, 임대료 성장세 둔화는 추가 투자 때 면밀히 검토할 사안이 될 것이다.
Q. 변수는 없나.
장기 시장금리가 어느 지점에 머무를까다. 단기 금리는 하락할 예정이지만, 최종 금리가 3% 중반에서 멈출지, 아니면 4% 범위에 머무를지는 미지수다. GL캐피털 예상으로는 단기 금리가 3% 중후반대, 장기 금리는 4% 초반대에 형성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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