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광교 이어 의왕에서도 사슴 발견…"마취총으로 포획"

지난 9일 오후 경기 의왕시의 한 도로에 나타난 사슴.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경기 수원시에서 최근 사슴이 행인을 공격하는 일이 벌어진 데 이어 의왕시의 한 도로에서도 사슴이 나타나 소방당국에 포획됐다.

10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11시 55분쯤 의왕시 청계동의 한 도로에서 사슴이 목격됐다. 신고자는 “도로에 사슴이 나타나 지나가는 차량과 부딪히는 등 2차 사고 위험이 있다”고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장비 2대와 인력 8명을 동원해 사슴을 추격했다. 사슴은 신고 장소인 청계동 도로 맞은편에서 바로 발견됐지만 3~5㎞ 거리에 있는 포일동까지 달아났다. 소방당국은 마취총을 쏴 다음날 오전 1시 5분쯤 사슴을 포획했다. 사슴은 의왕시에 인계됐고, 관련해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왕시 관계자는 “인근 농가에서 탈출한 사슴으로 확인돼 해당 농가에 보냈다”고 설명했다.

앞서 수원에서 행인 2명을 뿔로 찔러 다치게 했던 사슴도 포획됐다. 인명 사고를 낸 지 나흘 만이다. 수원시와 전문 구조단은 9일 오전 9시쯤 장안구 하광교동의 한 식당 주변에서 마취총을 이용해 사슴을 포획했다. 구조단은 이 일대에 사슴이 자주 목격됐다는 얘길 듣고 전날 오후 10시부터 잠복해 사슴을 생포했다.

지난 9일 오전 포획된 수원 광교 사슴. 수원시

이 사슴은 지난 6일 오전 영통구 광교 호수공원과 장안구 광교저수지 산책로에서 30대 남성과 60대 여성을 뿔로 들이받아 다치게 했다. 다른 종과 교잡해 중·대형급으로 몸집이 커진 꽃사슴으로, 지난 1월부터 광교산 일대에서 목격됐다고 한다. 현재 야생 사슴은 일부 지역에서만 발견이 되고, 경기도권에선 야생 사슴은 사실상 멸종 상태여서 인근 농가에서 유기되거나 유실된 사슴으로 추정됐다. 수원 광교 인근엔 사슴농장이 없고, 수원 권선구 오목천동·당수동 2곳과 인접 지역인 용인시와 의왕시에 각각 2곳, 1곳에 사슴 농장이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포획한 사슴은 충남 아산에 있는 농가에 임시로 보낸 뒤 소유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유기동물 입양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