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1st] 후보에 머물렀던 독일 대표 MF, 그동안 못 뛴 이유… 김민재 부담 키운 고레츠카 투입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레온 고레츠카가 이번 시즌 바이에른뮌헨에서 많이 뛰지 못한 이유는 역설적으로 그가 선발로 뛰었을 때 드러났다.
9일(한국시간) 독일 함부르크의 밀레른토어 슈타디온에서 2024-2025 독일 분데스리가 10라운드를 가진 바이에른뮌헨이 장크트파울리에 1-0으로 승리했다.
바이에른은 최근 리그 4연승을 달리면서, 8승 2무로 승점 26점이 됐다. 선두 질주를 이어갔다. 강등권을 들락날락하는 장크트파울리는 이날 승점을 추가하지 못하면서 8점에서 제자리걸음했다.
7경기째 3~4일 간격으로 강행군을 치러 온 바이에른은 일부 포지션에서 체력안배를 위해 선수를 바꿔 썼다. 이날 좌우 윙어에 킹슬리 코망과 리로이 사네, 수비형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가 투입됐다. 이번 시즌 초 후보로 밀려 있던 왕년의 주전들이 다시 기회를 잡은 날이었다.
그 중 고레츠카는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뱅상 콩파니 감독이 꺼낸 두 번째 카드로 볼 수 있었다. 이번 시즌 주전 미드필더 조합은 독일 대표 듀오이기도 한 파블로비치와 요주아 키미히였다. 그러다 파블로비치가 부상으로 한동안 결장하면서, 이번 시즌 영입한 포르투갈 대표 수비형 미드필더 주앙 팔리냐가 주전으로 올라섰다.
팔리냐는 콩파니 감독의 전술에 대한 적응도가 낮아 한동안 출장기회가 적었던 선수치고 경기력이 준수했다. 붙박이 선발멤버가 된 뒤 포백 앞에서 좋은 수비력과 패스 전개 능력으로 수비형 미드필더의 정석인 자신의 캐릭터를 잘 보여줬다. 하지만 팔리냐의 경기방식이 약간 정적이라 공격이 약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상대를 일방적으로 두들길 수 있는 경기에서는 티가 나지 않았지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벤피카전에서 1-0으로 어려운 승리를 따내기도 했다.
팔리냐가 벤치로 물러나고 이번 시즌 처음 선발 투입된 고레츠카는 덩치 큰 중앙 미드필더라는 겉모습 외에는 완전히 딴판인 선수다. 고레츠카는 후방에서 플레이하는 게 오히려 익숙하지 않고, 전방으로 올라가면서 상대 페널티 지역 안으로 침투하거나 앞에서부터 압박하는 등 저돌적인 플레이가 특기다. 지능적인 키미히와 힘이 좋은 고레츠카의 조합이 한때 좋은 짝을 이뤘다.
모처럼 선발로 투입된 고레츠카가 감독의 전술을 그동안 잘 습득했는지가 관건이었는데, 경기력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전반전에는 다른 미드필더들처럼 후방과 전방을 분주히 오가면서 유연하게 빌드업에 참여해보려 했는데, 후방에서 불안한 횡 패스가 인터셉트 당하는 상황이나 위치선정 자체가 나빠 패스 코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모습, 공을 잡고 빌드업을 주도할 때 눈에 띄게 불안한 모습이 있었다.
후반전에 콩파니 감독은 전술을 소폭 수정했다. 키미히가 후방에서 두 센터백과 함께 빌드업을 진행하고, 고레츠카는 좀 더 올라가서 전방에 머무를 수 있도록 했다. 크로스가 문전으로 날아들 때 고레츠카가 해리 케인과 나란히 쇄도하는 모습은 그를 왜 투입했는지 보여줬다. 하지만 이렇게 역할이 바뀌자 고레츠카는 크로스를 받지 못하는 한 아예 공을 잡지 못하는 수준으로 존재감이 줄어들었고, 후방 빌드업은 참여 인원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더 불안해졌다. 후반 30분 리로이 사네의 측면돌파 후 내준 공을 고레츠카가 받아 결정적인 득점기회를 잡았지만 슛은 빗맞고 말았다.
결국 고레츠카를 투입한 건 팔리냐보다 수비력은 낮추고 공격력을 높인 조치라고 요약할 수 있다. 그런데 김민재 등 후방 선수들에 대한 부하가 더 심해진 반면, 고레츠카의 공격력은 앞선 경기와 마찬가지로 단 1득점 승리에 그친 점에서 보듯 딱히 발휘되지 않았다는 게 문제였다.
경기 후 콩파니 감독은 고레츠카에 대해 특유의 신중하고 선수를 보호하는 인터뷰를 통해 "지난 여름은 레온에게 쉽지 않았다. 그가 노력하는 걸 봤기에 기회를 준 것이다. 실력이 있는 선수고 주전의 체력 안배가 필요했기 때문에 오늘 투입하는 건 어렵지 않은 결정이었다. 우린 모든 포지션에서 주전 경쟁 중이다"라고 말했다. 고레츠카의 노력을 인정하고, 얼마든지 경쟁을 할 수 있다고 문을 열어두긴 했지만, 이날 경기력에 대한 칭찬은 아니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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