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과 DJ 만나게했다…역대 정권 뒤흔든 '제2 명태균'

강보현 2024. 11. 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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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 씨가 6일 오전 경남 창원의 자택에서 나와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6개월간 매일 스피커폰 통화를 했다”
“(윤 대통령 과거 주거지인) 아크로비스타에 셀 수 없이 갔다”

‘명태균’ 이름 석 자가 최근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정치브로커인 명씨가 김건희 여사와 나눈 메시지와 윤 대통령과의 육성 통화 녹취가 공개되면서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 중이다. 결국 윤 대통령은 7일 “명씨와 관련해 부적절한 일을 한 것도 없고, 감출 것도 없다”면서도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라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민주당은 “추가 녹취를 적정한 시점에 공개하겠다”(박찬대 원내대표)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어, ‘명태균 파장’은 한동안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김대중 대통령과 마이클 잭스. 연합뉴스


장막 뒤에서 국정에 개입한 사인(私人) 논란은 역대 정부마다 줄곧 있었다. 김대중 정부에서 ‘실세 비서’라 불렸으나, 사기꾼으로 전락한 최규선씨는 원조 격으로 꼽힌다. 로비스트인 최씨는 1998년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만남을 주선해 정권의 실세로 자리매김했다. 외환위기로 어려웠던 당시 최씨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자와 친하다”며 경제를 회생시킬 것처럼 큰소리 치며 정치권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호언장담의 끝은 초라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1달러도 투자를 유치하지 못했고, 김 전 대통령 임기 후반을 강타한 ‘최규선 게이트’의 주인공이 됐다. 최씨는 김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걸 전 의원에게 3억을 건네고 이권을 따낸 혐의로 기소됐고, 결국 2003년 징역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한동안 잊혀졌던 그의 이름은 2016년 재등장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자와 친분이 있다며 건설업체로부터 5억원을 챙긴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다. 2018년에는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9년이 확정돼 현재까지 복역 중이다.

이명박 정부 때는 ‘박태규 로비스트 사건’이 정가를 뒤흔들었다. 박씨는 부산저축은행 부회장으로부터 “감사원,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고위공직에 금감원 검사 강도를 완화해달라”는 부탁으로 17억원을 받아 징역 2년 6개월형을 받았다. 한때 ‘박태규 리스트’가 회자되는 등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정치인들이 대거 연루됐다는 소문이 퍼지며 큰 파장이 일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특별검사를 피할 이유가 없다”며 정면 돌파에 나서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左), 최순실(右). [연합뉴스]

역사에 가장 큰 획을 그은 사인 논란은 단연 2016년 터진 ‘최순실 게이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대통령 연설문 등을 미리 받아보고, 삼성 등 대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 국민이 촛불을 들게 한 사건이다. 2016년 12월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2017년 3월 헌법재판소가 이를 인용하면서 박 전 대통령은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으로 임기를 다하지 못한 채 물러났다. 최씨는 2020년 징역 18년을 확정 판결받았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최씨가 ’비선 실세’라는 거창한 타이틀로 포장되기는 했지만, 의상·생필품 구매와 가끔 연설문에 자신의 의견을 보태는 정도였다”고 밝혔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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