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가 남녀공학으로? 동덕여대 논의 진행에 총학 "절대 반대"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에 대한 논의를 앞두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총학생회가 "공학 전환에 전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9일 동덕여대 등에 따르면 총학생회 '나란'은 지난 7일 입장문을 내고 "대학 본부에서 동덕여대 공학 전환에 대한 전반적인 첫 번째 논의를 진행할 예정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학 본부에서 남녀공학 전환 관련 사안이 논의되고 있는 건 맞으나 공식적인 회의 안건으로 상정되지는 않았다는 게 총학생회 측 설명이다.
총학생회는 "동덕여대의 근간인 여성을 위협하는 공학 전환에 전적으로 반대한다"며 공학 전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반대 연대 서명과 전환 철회를 요구하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등을 벌이겠다며 투쟁을 예고하기도 했다. 또 본관 등 학교 곳곳에 공학 전환 철회를 촉구하는 대자보를 붙인 상태다.
동덕여대 측은 남녀공학 전환이 학교 미래를 위한 여러 방안 중 하나일 뿐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학교는 지난달 말 대학 발전 계획을 수립하는 본부 회의를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남녀공학 전환과 관련한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대학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남녀공학 전환은 하나의 가능성일 뿐 논의가 발전되거나 결정된 것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논의가 발전되더라도 학생들과 충분히 소통할 것"이라며 "무작정 진행하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4년제 여자대학은 이화·숙명·성신·동덕·덕성·서울·광주여대 등 7곳이다. 한양여대와 같은 전문대를 더하면 모두 14곳이다.
이번 동덕여대 갈등은 학령인구 급감 속에 대학 등록금 동결이 수년째 이어지면서 여학생만 모집하는 여대들의 고민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녀공학인 상명대로 1996년 바뀐 상명여대 등 일부 여대는 남녀공학으로 전환했다. 반면 2015년 당시 경영난을 겪던 덕성여대가 공학 전환을 추진했으나 학생·동문 반발에 부딪혀 전환에 실패하기도 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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