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에 푸른빛 독, 악취... 이거 정말 재난입니다

정수근 2024. 11. 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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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늦가을까지 계속된 '녹조곤죽'... 문제 해결 위한 청원에 함께 해주십시오

[정수근 기자]

 녹조곤죽이 죽어서 푸른 빛 사체로 바뀌고 있고, 심각한 악취로 접근조차 어렵게 만들고 있다.
ⓒ 서옥림
▲ 가을 녹조 11월 7일 안동댐 도산서원 앞에 녹조가 창궐했다. 이 가을에도 녹조 곤죽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 서옥림

"안동댐 도산서원 앞 낙동강이 온통 녹색이었고, 가장자리에는 녹조가 떡이 져 죽어있었고 악취가 너무 심해서 접근하는 것조차 너무 힘이 들었어요. 정말 도망쳐 나오고 싶었어요. 이 가을에 정말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요."

지난 7일 낙동강 상류에 자리잡은 안동댐 도산서원 앞 낙동강을 찾은 안동환경운동연합 서옥림 사무국장이 전해온 말입니다.

이 가을에도 녹조곤죽... 믿기지 않는다
 늦가을까지 사라지지 않는 녹조. 국회청문회 성사를 위해 국민청원에 함께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 서옥림
이 가을에도 녹조라떼를 넘어 녹조곤죽이라니, 정말 두 눈을 의심하게 되고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합니다. 마치 한여름의 모습을 방불케하는 장면입니다. 어떻게 이 가을에도 녹조가 사라지지 않고 창궐하고 있는 것일까요?
낙동강 하류의 상황도 만만치 않습니다. 창녕과 부산의 낙동강에서도 녹조가 전혀 숙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가을에도 조류경보가 발령되는 진기록까지 남기고 있습니다. 1밀리리터당 남조류 세포수가 2주 연속 1000셀이 넘었습니다. 그래서 칠서와 물금메리 지점에서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발동됐습니다.
 이 가을에도 여전히 조류경보제가 발동하고 있다. 밀리리터당 1천셀을 넘어 조류경보 관심단계가 발령됐다.
ⓒ 환경부
이는 정말이지 재난입니다. 녹조는 치명적인 독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독이 낙동강 저 상류에서부터 맨 하류 부산까지 여름을 넘어 이 가을까지 계속 창궐하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멀쩡한 강을 막아놓은, 바로 댐과 초대형 보로 막힌 우리 낙동강에서 일어나고 있는 숨길 수 없는 재난의 현장입니다.

이명박의 업적인 4대강사업이 준공(2012년)된 지 12년이 흘렀습니다. 4대강사업으로 수질정화라는 강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주던 모래를 모두 파내고, 잘 흐르던 강을 막아 초대형 보를 세우는 국토 개악과도 같은 토건사업을 벌인 결과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은 썩어가고 죽어갔습니다.

그것은 심각한 녹조 현상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세월에 벌써 12년입니다. 녹조 현상은 단순히 강물 색이 녹색으로 변하는 것을 넘어 남세균(시아노박테리아)이라는 박테리아가 급격히 번성하게 되는 현상으로, 이 남세균은 아주 위험한 독을 지니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이 녹조 독은 청산가리 6000배가 넘는 독성을 지녀서 간 손상과 생식기 이상 그리고 치매를 일으키는 신경독성까지 지니고 있는 무서운 독입니다.

이는 박근혜 정부 당시 4대강조사평가위원회의 '4대강사업 조사작업 연구조사보고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1975년 미국에서 간 질병 환자가 117명 발생하고 그 중 50명 이상이 사망한 사건과 1988년 브라질에서 2000여 명에게서 심각한 전염성 위장염이 발생, 이 중 88명이 사망한 사건이 실려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1996년 브라질에서 독성 남조류로 오염된 물을 131명의 신장 투석 환자에게 잘못 이용하여 이 중 100명에게 급성 간부전증이 발생했고, 52명이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인 2020년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는 코끼리 350마리가 녹조 독이 든 강물을 마시고 떼죽음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녹조 독이 사람과 동물을 가리지 않고 치명적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국회 청문회가 필요한 이유
 녹조 독이 에어로졸로 날려 사람의 콧속으로 들어옵니다. 올해 낙동강 녹조조사에서 실지로 조사된 사실입니다. 재난입니다. 국회청문회 성사를 위해 국민청원에 함께해주십시오
ⓒ 환경운동연합
이 치명적인 독이 낙동강에서 창궐해 수돗물에서도 검출되고, 낙동강물로 농사지은 농산물에서도 검출되고, 심지어 공기중에서도 검출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는 사람 콧속에서까지 녹조 유전자가 검출되어 충격을 줬습니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는 우리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바로 재난 상황이자 강의 저주입니다. 녹조는 죽어가는 강이 살려달라고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인간사회에 보내는 '마지막 신호'입니다. 강도 살리고 우리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다시 생명이 꽃피는 살아있는 강으로 되돌려놓아야 합니다

이에 영남유역 환경단체들이 낙동강녹조재난대책위원회를 결성해 낙동강 녹조 재난 국회 청문회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을 시작했습니다. 이 청원을 함께 이끌고 있는 낙동강네트워크 임희자 공동집행위원장은 다음과 같이 간절히 호소합니다.

"이 국민청원이 성사되려면 5만 명의 서명이 필요한데 청원 기간 2일(11월 10일까지)을 앞둔 현재 2만 명이 아직 안되고 있습니다. 정말 다급합니다. 그래서 부탁합니다. 참 번거러운 일입니다만 평화를 위한 '손가락 혁명'에 동참해주십시오.

이것은 더 이상 우리 강을 녹조라떼 배양장으로 만들지 않고, 안전하고 건강하고 야생과 더불어 사는, 생명와 평화가 꽃피는 살아있는 강으로 만들어가는 길입니다. 마지막입니다. 아래 국민청원 직접 부탁드리고, 지인들 다섯 분에게만 이 사실을 좀 알려주십시오. 우리 생명과 안전이 달린 일입니다. 꼭 좀 부탁드립니다."

* 청원 참여하기: bit.ly/녹조재난청문회
(절차가 조금 까다롭습니다. 동의 → 비회원 인증 → 휴대폰 인증 → 문자 인증 순으로 하시면 됩니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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