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주 갈 것" 항공예약 130% 급증…무비자, 이것만은 조심
“비자 받는 절차가 귀찮았는데 좀 더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돼서 좋습니다.”
8일 중국 베이징을 찾은 사업가 이상민(36)씨의 말이다. 이씨는 이날 인천공항발 대한항공 항공기를 타고 현지시각 오전 9시5분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했다. 중국 정부의 무비자 정책 발표 이후 비자 없이 이곳 입국장에 나선 첫 한국인이다. 사업 미팅을 위해 베이징에 온 이씨는 “비자를 신청하려다 무비자 정책 시행 소식을 들었다”며 “앞으로도 1년에 1,2차례는 가족과 함께 중국에 방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한국인에 대한 무비자 정책이 이날 시행됐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해 12월 중국이 독일·프랑스 등 6개국을 대상으로 시작한 무비자 대상국에 한국이 30번째로 포함됐다. 통상 비자 발급센터를 방문해 5만원 정도를 내거나, 방문 없이 대행사를 거쳐 10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관광 비자를 받을 필요가 없어졌다.
같은 비행기엔 대학생 윤성령(24)씨와 그의 가족도 탑승했다. 윤씨는 “사전에 미리 관광 비자를 받았다가 여행 직전에 비자가 필요 없어졌다는 걸 알게 됐다”며 “입국 심사 때도 비자를 따로 제시하지 않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만리장성과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베이징 유명 관광지에 들를 계획이다.
입국장에서 만난 회사원 권규석(52)씨도 환히 웃었다. 권 씨는 “중국에는 아름다운 도시가 많다고 들었다”며 “안중근 의사와 관련해 역사적인 여행도 가능하고 낚시하기도 좋은 헤이룽장성 하얼빈시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무비자로 여행 문턱이 낮아지면서 중국을 찾는 한국인도 늘어날 전망이다.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지난 1일 중국 외교부가 무비자 입국 허용을 발표한 이후 닷새간 중국 패키지여행 예약 건수가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91% 늘었다. 트립닷컴 역시 이달 2~5일 한국발 중국행 항공 예약 건수가 전주 대비 13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인 고객을 맞이하기 위해 공항에 나온 위궈칭(餘國慶)은 “2년 전부터 공항 이동 서비스 사업을 해왔는데 이번 조치로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다만, 최근 신방첩법(반간첩법 개정안) 실시로 처음 한국인이 구속되는 일이 벌어지고 지난 7월부터 외국인의 개인 전자기기를 불심검문할 수 있는 규정도 시행되면서 특별한 주의가 당부된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지난 5일 홈페이지를 통해 한시적 무비자 조치와 관련한 유의사항을 공지했다. 시행 초기임을 고려해 무비자 입국 시 입국 목적과 체류 기간을 소명하고 중국 내 연락처 등을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간첩법 관련해서도 사전에 대사관 공지를 참고하라고 강조했다.
그뿐만 아니라 2020년 6월 시행된 홍콩 국가안전법에 대한 숙지도 필요하다. 이 법 38조엔 외국인이 외국에서 홍콩보안법이 규정한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중국 영토 입국 시 체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가분열죄, 국가정권 전복죄, 테러죄, 외국과 결탁 등 범죄를 저지른 경우 최대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베이징=이도성 특파원 lee.dos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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