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or 보기] 김주형 ‘라커룸 파손’ 논란, 더는 확대되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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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주간 국내 골프계는 김주형(22·나이키·사진) 때문에 시끄러웠다.
본보가 '김주형, 연장전 패배 분풀이로 라커룸 파손해 구설수'라는 제하의 기사(국민일보 10월 28일 인터넷판)를 최초로 게재하면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김주형 측은 그 길을 택하지 않았다.
김주형이 상벌위원회 하루 전날 제출한 서면 진술서에는 '우승을 놓쳐 기분이 상해 거칠게 라커룸 문을 잡아당겨 문이 파손됐다'는 내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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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주간 국내 골프계는 김주형(22·나이키·사진) 때문에 시끄러웠다. 본보가 ‘김주형, 연장전 패배 분풀이로 라커룸 파손해 구설수’라는 제하의 기사(국민일보 10월 28일 인터넷판)를 최초로 게재하면서다.
사건은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GC에서 DP월드투어와 KPGA투어 공동 주관으로 열렸던 제네시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직후에 발생했다.
기사는 제보를 받고 고민 끝에 작성됐다. 이후 여러 매체에서 후속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김주형의 해명도 시시각각 변하긴 했지만 이어졌다.
처음 해명은 연장전에서 패한 뒤 스스로에게 너무 화가 나 분을 삭이지 못해 나온 우발적 행동으로써 사과드린다는 게 골자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내용이 달라졌다. 일부 매체를 통해 ‘발로 차거나 주먹으로 치지 않았다’, ‘문을 열었는데 저절로 떨어졌다’, ‘경첩 나사가 풀려 있었다’로 해명이 바뀌기 시작했다.
급기야 김주형은 한 골프 전문 케이블 채널에 출연해서는 처음 해명과는 180도 달라진 주장을 펼쳤다. 문이 떨어질 것 같아 안전을 위해 캐디, 매니저와 함께 문을 떼서 옆에 세워 뒀는데 아침에 일어나 기사를 보고 너무 황당했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잘못은 없고 시설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클럽 측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는 해명이었다.
잭니클라우스GC마저 초기 대응과 달리 시간이 지나면서 아예 입을 닫았다. 클럽 측의 한 관계자는 “할 말은 많지만 지금은 노코멘트”라고 했다. 다른 인사는 “시끄러운 걸 싫어하는 모기업(포스코 그룹)의 기업 문화를 이해해달라”고 했다.
잭니클라우스GC는 우리나라 프라이빗 회원제 골프장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곳이다. 그런 곳의 락커룸 문이 시설 낙후와 관리 소홀로 ‘월클’ 골프 선수를 자칫 위험에 빠트리게 했다고 한다면 그걸 믿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김주형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다.
이번 사태는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꼴이 돼버렸다. 김주형 측이 최초의 사과 기조를 그대로 유지했더라면 혈기왕성한 젊은 선수의 우발적 행동으로 어쩌면 너그러이 넘어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김주형 측은 그 길을 택하지 않았다. 자신의 허물을 덮기 위해 무리수를 둬 사태를 더 키우는 우를 범했다.
KPGA는 지난 6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가장 낮은 수위의 징계인 ‘서면에 의한 경고 조치’ 처분을 내렸다. 김주형이 상벌위원회 하루 전날 제출한 서면 진술서에는 ‘우승을 놓쳐 기분이 상해 거칠게 라커룸 문을 잡아당겨 문이 파손됐다’는 내용이 있다. 단, 재물 손괴 정도가 크지 않고, 선수가 간접적으로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를 한 점 등을 고려해 징계 순위를 정했다.
상벌위원회의 결정이 난 만큼 더는 김주형의 행동을 감싸는 행위는 멈췄으면 한다. 맹목적으로 허물을 덮어 주는 행위는 해당 선수에게도 절대 도움이 안 된다. 선수를 사랑하고 아끼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전도유망한 젊은 선수가 곁길로 빠지지 않도록 인도하는 건 어른들의 몫이다. 그리고 그게 진짜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위하는 일일 것이다.
또 하나 명심할 것은 영원한 비밀은 없다는 것이다.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기 마련이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목격자와 관련 증거가 없을 것으로 단정하는 건 김주형 측의 희망사항이다. 시기상조일 뿐 언젠가 공개될 개연성은 농후하다. 김주형이 이번 사태를 자성의 계기로 삼아 세계적인 골프 선수로 성장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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