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하나님의 일터] “연기·선교·달리기 통해 예수 모르는 이들에 희망 전할 것”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가더라도,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믿음으로 그 길을 즐기며 나아가고 싶어요.”
최근 넷플릭스 영화 ‘전,란’과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우씨왕후’에서 감초 역할을 맡으면서 데뷔 18년 만에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배우 고한민(꽃동산교회 집사)이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를 찾았다. 오랜 무명 시절 속에서 도전을 멈추지 않고 꿈을 향해 달려온 그는 자신을 지탱해준 가족의 사랑과 하나님의 사랑을 자랑했다.
‘전,란’에서 고한민은 일본군 통역관 소이치로 역을 맡아 영화의 긴장과 유머를 더해주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소이치로는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조선인으로 적장 앞에서도 주저하지 않고 당당히 말을 이어가 ‘조선 파파고’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 영화 리뷰에는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사실상 소이치로”라는 댓글이 달려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기도 했다.
“소이치로는 원래 단순한 일본어 통역사로 설정됐으나 감독님과 상의하며 조선 출신의 친왜파라는 설정을 추가했습니다. 상황에 따라 유리할 때는 반말, 불리할 때는 존댓말을 쓰며 긴장과 웃음을 동시에 주고요. 위험한 순간에도 말을 멈추지 않는 그의 언변 덕에 캐릭터가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것 같아요.”
고한민은 어린 시절 일본에서 자랐다. 그 덕에 일본어 고어 대사도 자연스럽게 표현해냈다. 첫 리딩 당시 대사가 없었던 소이치로 역할을 자발적으로 살려낸 것도 이런 배경 덕분이다. 이 과정에서 배우 진선규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했다. 그는 “처음 리딩 때 선규 형이 ‘한민아, 그냥 해보라’며 응원해 주셔서 용기 내어 일본어로 상황을 채워 나갔다”며 “그런 조언 덕분에 소이치로가 지금의 깊이 있는 인물이 된 것 같다”고 감사를 전했다.
진선규 배우는 고한민에게 연기와 신앙 모두에서 멘토이자 든든한 동역자다. 두 사람은 평소에도 자주 만나 함께 달리기하며 연기와 신앙에 관한 대화를 나눈다.
마라톤 서브 3(3시간 내 완주)뿐 아니라 철인3종경기 출전 경험을 가진 그는 ‘한국에서 가장 잘 뛰는 연예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런 고한민에게 달리기는 단순한 운동을 넘어 신앙적 성찰의 시간이다. 코로나19 동안 ‘#묵상런’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달리기와 신앙적 묵상을 결합한 게시글을 올리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최근 달리기 열풍과 함께 크리스천 러너들 사이에서 묵상런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에도 고한민의 영향력이 적지 않았다(국민일보 6월 15일자 7면 참조).
“사실 저는 군 복무를 하다가 십자인대와 연골판을 심하게 다쳐 지체장애 6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장애가 없었다면 이토록 달리기에 열정을 쏟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사도 바울에게 육체의 가시가 있듯 저에게도 이 약점이 오히려 유익이 되었다고 느껴요. 새벽에 달리면서 하나님께 집중할 때 내면의 평안과 새로운 힘을 얻습니다.”
고한민 배우는 최근 가족과 함께 출석 교회의 새벽예배 참석 인증사진을 SNS에 남기고 있다. 이렇게 신앙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그이지만 독실한 불교 집안 출신이다. 기독교 신앙은 아내 덕분에 갖게 됐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 예배당 문턱만 넘는 ‘선데이 크리스천’으로 살다가 코로나 때 아내의 권유로 가정예배를 드리며 신앙이 한층 깊어졌다고 한다.
아내의 권유로 시작한 새벽기도는 삶의 전환점이 됐다. 어느 날 평소처럼 새벽에 달리기를 마치고 돌아온 그에게 그의 아내는 ‘하루의 처음 것’을 하나님께 드려보는 게 어떠냐고 권했다. 그 말이 집사 고한민의 마음에 큰 울림이 됐고 그날 이후 기회 되는 대로 새벽기도에 참석하고 있다. 달리기는 새벽기도 이후로 우선순위를 미뤘다. 새벽기도는 그에게 신앙의 유익을 넘어 삶의 활력이 됐다.
고한민은 “과거에는 내가 이 정도 연기했으면 성공해야 한다고만 생각했지만 이제는 하나님의 뜻에 맡기게 됐다”며 연기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캐릭터 연구도 기도로 시작하고 오디션을 보러 갈 때도 하나님이 함께한다고 생각한 뒤부터 마음이 말할 수 없이 평안해졌다고 했다.
그에게 연기는 이제 ‘성공의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과 동행하는 순간’이 된 셈이다. 신앙을 갖기 전에는 배역의 크기나 성공 여부에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지만 이제는 하나님이 주시는 역할에 감사하며 맡은 연기를 성실히 준비하는 것이 그의 원칙이 됐다.
고한민은 특히 캐릭터에 몰입할 때 기도를 통해 하나님께 자신의 해석과 접근법을 묻곤 한다고도 했다. “제가 캐릭터를 위해 고민할 때 ‘아버지, 이 모습이 맞을까요’라고 기도하며 주님께 해석을 맡깁니다. 그러면 마음이 편해지고 더 많은 살을 붙여 자연스럽게 연기를 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그의 연기는 이렇게 하나님과의 대화에서 비롯된 신뢰와 겸손으로 채워진다. 그는 “하나님께서 제 삶에 주신 사명을 이루고 싶다”며 “기회가 된다면 시상식에서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했다.
‘배우 최초 세계 6대 마라톤 서브 3’라는 목표도 소개했다. 이를 통해 장애를 극복한 도전의 상징이 되고 싶다고 했다. 가족과 함께 네팔 단기선교를 다시 떠나고 싶다는 꿈도 전했다. “가족과 함께 선교지에 가서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고 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달리기든 선교든 예수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더 미션에 접속하세요! 어제보다 좋은 오늘이 열립니다 [더미션 바로가기]
- “기독교인은 기독교 개종자 아닌 예수의 도제”
- 하트풀리… 프레이… 설교 중 갑툭튀 영어 집중도 해친다
- 기적의 치유 간증… 기독인 일상 공유… “SNS, 복음 파종 도구”
- “목사·청년·헌금 3無 제자교육 꿈 못꿔”… 섬 사역 고충 나눈다
- 성경으로 무장한 평범한 성도들은 언제나 강하다
- 셀린 송 감독 “‘기생충’ 덕분에 한국적 영화 전세계에 받아들여져”
- “태아 살리는 일은 모두의 몫, 생명 존중 문화부터”
- ‘2024 설 가정예배’ 키워드는 ‘믿음의 가정과 감사’
- 내년 의대 정원 2천명 늘린다…27년 만에 이뤄진 증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