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2 양성 유방암 뇌 전이 생존 기간 늘리는 ‘엔허투’… 주목할 만한 또다른 임상 결과는? [이게뭐약]
◇유방암 뇌 전이 환자들에게 새로운 기회
가장 주목해 볼 만한 데이터는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 중 뇌 전이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b/4상 시험 'DESTINY-Breast12'다. 임상 결과, 엔허투 투여 환자의 12개월 시점 무진행 생존율(PFS)은 61.6%로 나타났다.
이 데이터는 그동안 HER2 양성 유방암 환자 중 뇌 전이가 있는 환자에게도 임상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시했다고 평가받는다. 엔허투 이전에는 국내에 출시된 항암제 중 뇌에 제대로 효과를 보이는 약제가 없어 뇌전이가 있는 환자들은 모두 임상시험에서 제외됐다. 그나마 MSD의 '투키사(성분명 투카티닙)'이 뇌에 효과를 보였으나, 국내에서는 허가만 받았을 뿐 출시하지 않은 상태다.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이지은 교수는 "여태까지 뇌 전이가 있는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들의 경우 뇌전이 통제의 여부가 예후를 결정했다"며 "그동안 뇌 전이가 있으면 치료를 하더라도 뇌 상태가 나빠지면서 환자들이 사망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엔허투 등장 이후 뇌 전이에 대한 통제가 가능해져 환자들이 사망하는 비율도 줄었고, 뇌 전이가 있는 환자들도 임상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현재 적응증보다 더 빠른 치료 단계에서의 효과를 평가하는 임상시험도 있다. 유방암에서는 엔허투를 HER2 양성 유방암의 1차 치료제(처음 쓰는 약제)로 평가하는 'DESTINY-Breast09'가 있으며, 위암에서는 HER2 양성 위암의 2차 치료제로 평가하는 'DESTINY-Gastric01~05'가 있다.
가천대 길병원 종양내과 심선진 교수는 "현재 HER2 양성 위암에서의 적응증은 임상시험에서 엔허투를 3차 치료제로 평가한 데 따른 결과로, 앞으로 위암에서도 후속 연구가 나오면 1차 치료로도 내려올 가능성도 있다"며 "DESTINY-Gastric 01~05처럼 엔허투를 HER2 양성 위암의 2차 치료제로 평가하는 임상시험의 설계·진행도 발표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엔허투가 1차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해 향후 적응증을 넓히더라도, '삶의 질' 문제가 한계로 남아 있어 적극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현재 1차 표준치료인 '세포독성항암제(도세탁셀)+항체 치료제(허셉틴·퍼제타) 병용요법'은 추후 유지요법으로 전환할 경우 항체 치료제만 투여하지만, 엔허투는 항체와 약물을 분리하기 어려워 세포독성항암제가 계속 투여되기 때문이다. 즉, 엔허투는 항암 효과가 다른 치료 선택지에 비해 확실하지만, 데룩스테칸으로 인해 탈모와 같은 외형 변화나 구역·구토 등 위장관 부작용으로 인해 환자의 삶의 질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간질성 폐질환, 사망 사례 극히 드물어… "구토 증상 조절 중요"
의료 현장에서는 엔허투의 가장 흔한 부작용인 구역·구토 증상을 조절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항암치료의 부작용 중 하나인 면역·골수·혈소판 기능 저하도 종종 발생하나, 모두 전반적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심선진 교수는 "항암제마다 구토의 강도가 다르고 항구토제를 쓰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있으나, 엔허투는 구역·구토를 상당히 많이 유발하는 고위험 약이기 때문에 증상 조절을 잘 해줘야 한다"며 "증상이 발생하면 항구토제를 사용하고 약물 용량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환자들은 엔허투 치료 과정에서 기침을 비롯한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경우 반드시 담당 의사에게 알리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간질성 폐질환은 엔허투의 대표적인 부작용 중 하나로, 폐에 염증이 진행돼 굳을 경우 사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학계에서는 간질성 폐질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코르티코스테로이드나 면역 억제제 등을 사용해 반응을 조절하며, 증상이 회복될 때까지 투약을 중단한다. 다만, 간질성 폐질환이 발생해 사망한 환자의 비율은 1~2%로 매우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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