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보 아내 케어하는 줄 알았는데, 남편의 충격 반전
[이준목 기자]
▲ JTBC <이혼숙려캠프> 한 장면 |
ⓒ JTBC |
17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이혼숙려캠프>에서는 5기 세 번째 부부 '뿌엥부부' 편이 그려졌다.
백승준-김하림 부부는 결혼 4년차로 19개월차 쌍둥이를 키우고 있는 30대 부부였다. 남편은 마냥 해맑고 순수하기만 한 '딸 같은 아내'로 인한 고충을 토로했다.
감정기복 심한 아내... 기댈 곳 없어 힘들다는 남편
가사조사를 위해 부부의 일상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현재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아내는, 세상물정을 전혀 모르고 관심도 없는 해맑은 성격의 소유자였다.
연애 시절에는 그런 아내의 순수하고 애교 넘치는 모습에 반했던 남편은, 결혼 이후에도 전혀 달라진 것이 없는 아내에게 이제는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었다. 남편은 "딸 같은 사람이라 좋은 건 맞는데, 그렇다고 딸은 아니지 않냐. 거기서 괴리감이 있다"며 연애와는 다른 결혼의 현실을 고백했다.
아내는 엄연한 성인임에도 마치 어린아이처럼 예측할 수 없는 감정기복을 가지고 있었다. 남편과 대화를 하다가 조금이라도 불편하거나 압박을 받는 상황이 되면, 아내는 돌연 울음을 터뜨렸다.
남편이 당황하면, 아내는 금세 언제 그랬냐는 듯이 울음을 그치고 아기처럼 활짝 미소를 짓기도 했다. 아내는 제작진과의 인터뷰 도중에도 울다가 웃다가 하기를 반복했다. 지켜보던 패널들과 다른 부부들도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아내의 울음 포인트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남편은 "처음에는 우는 아내가 걱정되고 어쩔 줄 몰랐는데, 지금은 횟수가 너무 많다 보니 지친다. 가끔은 저도 아내에게 누나나 엄마처럼 기대고 의지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으니까"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재 뿌앵 부부는 단지 부부간의 문제 외에도 경제적으로 곤경에 놓여있는 상황이었다. 남편은 회사 사정으로 갑자기 직장을 잃게 됐고 퇴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설상가상 전세사기까지 당하는 악재가 겹쳤다. 남편은 어떻게든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 중이었다.
하지만 아내는 가정이 벼랑 끝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태평하고 무관심해 보였다. 경제관념이 전무한 아내는 예산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무계획한 소비를 일삼았다. 또한 진지하게 가정사를 상의하고 싶었던 남편의 대화 시도에도, 아내는 자신이 잘 모르거나 불편한 이야기가 나오면 말을 돌리거나 동문서답으로 일관했다. 아내 역시 "일단 말을 안 한다. 저는 그런 상황이나 분위기 자체가 싫다. 남편이 이야기하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부부가 함께 의지하며 해결책을 찾고 싶었던 남편은, 아내의 태도에 크게 실망했다. MC 서장훈은 "아기 같은 아내의 세상은 마치 놀이동산처럼 밝고 아름답기만 한 세상이다. 아내는 행복한 이야기만 하고 싶기 때문에 슬픈 현실은 회피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남편은 "아내의 관심사는 육아와 바이올린 레슨 두 가지 뿐이다. 본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누구보다 전문가답게 잘해낸다. 나머지는 못하는 게 아니라 관심도 없고 안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부는 이 문제로 오랫동안 싸움이 반복됐지만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심지어 남편은 아내와 싸우고 스트레스가 극심할 때는 본인의 극단적 상황까지 가정하면서 겨우 마음을 다잡는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고단한 현실에 지친 남편은 아내나 가족들과 함께하는 미래가 전혀 그려지지 않는다고 고백하며, 우울감이 상당히 높아진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비로소 남편의 깊은 속마음을 알게 된 아내도 눈시울을 붉혔다.
▲ JTBC <이혼숙려캠프> 한 장면 |
ⓒ JTBC |
'딸같은 아내' 때문에 스트레스를 토로하던 남편은, 정작 하루종일 아내를 밀착마크하며 '숙제검사하는 선생님'처럼 끊임없이 잔소리와 지적을 늘어놓았다. 아내에게 자신이 원하는 대답이 나올 때까지 강요하기도 했다. 아내가 계속 부담스러운 기색을 드러내도 남편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심지어 남편은 정작 본인이 예민한 상황이 됐을 때는, 아내의 대화 자체를 아예 차단하고 '조용히 해, 말하지 마'라는 고압적인 명령조의 말투까지 남발하는 것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아내가 산후 우울증과 신체적 이상으로 고통받고 있음에도 남편은 자기 할일에만 집중하느라 아내의 상태는 신경쓰지 않았다. 겉보기에는 그저 한없이 다정하고 성실해보이던 남편은, 사실 아내를 동등한 배우자로 존중하지 않고 매사 명령과 지시만 남발하는 '독불장군'의 면모를 지니고 있었던 것.
남편의 분노유발 행동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남편은 아이들을 씻기느라 정신 없는 아내에게, 본인이 치워도 될 식판을 굳이 치울 것을 계속 닦달하면서 기다리며 지켜보고 있기도 했다. 또한 남편은 여성 지인을 만나서 아내를 '대XX 꽃밭'이라고 칭하며 노골적인 험담을 일삼았다. 경악한 패널과 부부들은 남편의 언행에 모두 할말을 잃었다.
마냥 생각없고 해맑기만 한 줄 알았던 아내에게도 반전이 있었다. 사실 아내의 회피에는 남편을 향한 인내와 배려가 숨겨져 있었다. 아내는 남편의 무례하고 권위적인 언행이나, 지인을 통한 험담을 듣고도 애써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오히려 패널들의 걱정스러운 위로에도 눈치를 보며 "괜찮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아내는 "남편과 언쟁하고 싶지 않다. 제가 감정을 표현하면 남편과 똑같아지지 않나. 싸우는 상황 자체가 싫다. 그냥 제가 참으면 되지 않냐"며 그동안 말못한 속내를 꺼냈다. 이어 "남편은 200% 바뀌지 않을 것이다. 제가 그런 언행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면, 남편은 타당한 이유를 찾아서 또 계속할 것"이라며 남편과의 싸움을 피하게 되는 이유를 털어놨다.
서장훈은 "처음엔 유니크한 아내를 잘 챙기는 남편이 다정하고 성실한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영상을 다 보고 나니까, 남편이 되게 못됐다"며 독설을 날렸다.
이어 서장훈은 "어리고 아이같은 아내의 모습을 이용해 끊임없는 명령과 지시로 본인을 따르도록 가스라이팅을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직접적인 폭언이나 폭력만 없을 뿐 마음의 상처는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충격을 받은 남편 역시 "영상을 보고 제가 저렇게 했다는 게 놀랐다. 제 표현방식이 잘못됐구나 하는 걸 느꼈다"며 반성했다.
서로 부족한 점 깨달은 부부, 전문가가 제시한 해법은?
가사조사를 마친 부부는 다음날 각자 정신과 상담을 받는 시간을 가졌다. 이광민 전문의는 아내의 트레이드 마크인 칭얼대는 듯한 '아기 말투'에 대해 "아내가 가지고 있는 생존본능이나 본인만의 무기 같은 것"이라고 분석하며 "상대가 볼 때는 아기처럼 불편해서 떼를 쓰거나 칭얼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남편은 그런 아내에게 대화하면서 벽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내는 사실 누구보다 진심으로 남편을 걱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곤란한 상황에서는 속마음을 감추기 위해 웃음을 무마하거나 울음을 터뜨리기 일쑤였다. 전문의는 "아내는 오직 남편에게만 아이같은 언행을 한다. 그것은 본인에게는 상대에 따라 모드를 바꿀 수 있는 스위치가 있다는 것이다. 엄마로서, 아내로서, 상황에 맞게 적절한 스위칭을 할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남편은 '가장'이라는 역할을 혼자 짊어져야 하는 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전문의는 "남편이 가장의 역할을 아내와 반반으로 나누고 싶었다면, 처음부터 사회적인 역할을 잘하는 아내를 찾았어야 하지 않나"고 꼬집으며 "아내의 그런 해맑은 모습이 좋아서 남편이 선택한 결혼이다. 지금 바뀐 건 아내가 아니다. 남편의 상황이 바뀐 것"이라고 남편의 모순에 따끔한 일침을 놓았다.
전문의는 부부를 위한 솔루션을 전했다. 남편에게는 명령조의 말투를 사용하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또한 부부 공통으로 남편은 좀더 따뜻한 말투를, 아내에게는 어른스러운 말투를 사용해 서로 대화의 톤을 맞출 것을 조언했다.
부부는 심리극을 통해 각자의 모습을 돌아보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심리극 전문가는 상대의 화난 말투와 표정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아내의 울음포인트를 포착해냈다. 아내는 노력 끝에 더 이상 울지 않고도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상대에게 분명히 전달하는 방법을 연습했다.
또한 홀로 가장의 무게를 견디느라 지친 남편에게는, 아내의 어깨에 기대어보는 체험을 시도했다. 처음으로 아내의 편안한 어깨에서 위안을 느낀 남편은 눈시울을 붉혔다.
MC 진태현은 "남편도 울고 싶으면 울어도 된다. 그리고 그 눈물을 아내에게 보여줘도 된다. 남편이 다른 데서 울지 않게 아내가 잘 보살펴달라"며 부부에게 진심어린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부부는 서로의 입장을 공감하며 치유의 시간을 가졌다.
한편, 최종조정을 앞두고 급발진 부부는 각자 변호사와 법률상담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화해무드를 풍기던 급발진 부부는 '재산분할'과 '양육권'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접어들자 둘 다 표정이 급격히 바뀌었다. 부부는 각자 양보 없이 최대한 '가져올 수 있는 것은 다 가져오겠다'고 선전포고를 하며 투지를 불사르는 모습을 보였다. 다음주 예고편에서는 드디어 최종조정에 돌입한 5기 부부들의 불꽃튀는 마지막 기싸움이 예고돼 궁금증을 높였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