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 20.5㎏으로 사망한 아내, 감금한 남편 실형

김현정 2024. 11. 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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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남성이 청각·지적장애를 앓는 아내를 집안 작은방에 감금한 채 제대로 돌보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망한 아내는 키 145㎝, 몸무게 20.5㎏에 불과했다.

지난달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피해 여성이 굶주린 채로 감금돼 극심한 고통 속에서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들어 A 씨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다.

배심원 7명은 A 씨에게 적용한 감금 혐의에 대해서는 만장일치로 유죄로 평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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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작은방에 감금한 채 제대로 돌보지 않아

50대 남성이 청각·지적장애를 앓는 아내를 집안 작은방에 감금한 채 제대로 돌보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망한 아내는 키 145㎝, 몸무게 20.5㎏에 불과했다.

연합뉴스는 8일 대구지법 형사12부(어재원 부장판사)가 8일 감금·유기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9)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A씨 재판은 지난달 29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고, 선고는 이날 별도로 이뤄졌다.

대구고·지법. 연합뉴스

A씨는 2022년 11월∼2023년 1월 장애가 있는 데다 건강마저 좋지 않은 아내 B(54)씨를 대구 서구 주거지 작은방에 가뒀다. 끼니를 제때 챙겨주지 않는 등 방치해 기아 상태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장애를 앓는 아내와 평소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 것 등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고인은 B씨가 방안에서 거실로 나오지 못하도록 출입문을 장롱으로 막고, 창문틀에 못을 박아 창문도 열지 못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B씨가 혹여 방에서 나와 집 밖에서 이웃들과 마주칠까 봐 작은방 바로 옆쪽에 있는 외부로 통하는 작은 출입문에 자물쇠를 채워둔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지난해 1월 초 사실상 유일한 출구인 작은방 뒷문으로 나와 마당으로 이르는 통로로 이동하던 중 A씨를 부르며 갑자기 쓰러졌다.

A씨는 쓰러진 아내를 난방이 안 되는 작은방에 다시 옮겨만 놓았을 뿐 병원 치료 등 조치를 하지 않았다. 다음날 B씨는 심각한 기아 상태에 의한 합병증으로 숨졌다.

사건 발생 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이후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지난 3월 그를 감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지난달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피해 여성이 굶주린 채로 감금돼 극심한 고통 속에서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들어 A 씨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다.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들은 각기 다른 판단을 내렸다. 배심원 7명은 A 씨에게 적용한 감금 혐의에 대해서는 만장일치로 유죄로 평결했다. 다만 유기 혐의는 7명 가운데 5명이 유죄·2명이 무죄를, 유기치사 혐의는 5명이 무죄·2명이 유죄 의견을 각각 내놨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주거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고 음식을 제공하지 않아 영양 섭취가 제대로 되지 않을 정도로 방치했다"며 "피고인 역시 경계성 지적장애를 앓고 있으나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피해자 남동생이 엄벌을 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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