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장 와일스는… “가장 두렵고 알려지지 않은 정치기술자”

김남중 2024. 11. 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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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첫 여성 비서실장
‘아이스 베이비’ 냉철한 참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6일(현지시간) 새벽 대선 승리 연설을 하면서 수지 와일스를 연단으로 불러내 치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와일스는 트럼프의 선임 고문 중 한 명만이 아니다. 그녀는 그의 가장 중요한 조언자이다. 그녀는 사실상 트럼프 캠페인의 매니저이다. 그녀는 지난 3년 이상 트럼프의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그녀는 트럼프가 론 드산티스(플로리다 주지사) 대신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된 이유 중 하나이다. 그녀는 트럼프의 현재 캠페인이 까다롭고 진부했던 이전보다 더 전문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리고 트럼프가 2020년 패배, 2021년 반란, 2022년 중간선거 패배, 2023년 형사 기소, 2024년 재판을 겪고도 재선에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핵심적 요인도 그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7일(현지시가)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수지 와일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에 대해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지난 4월 보도한 내용이다.

폴리티코는 이 기사에서 와일스를 “미국에서 가장 위험하고 가장 알려지지 않은 정치기술자”라고 평가했다. 또 “현재 트럼프의 주변에서 그렇게 영향력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오랫동안 그의 주변에서 그렇게 영향력 있는 사람도 아무도 없었다”고 보도했다.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 백악관의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수지 와일스가 지난 7월 테네시주 내슈빌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는 장면이다. AP연합뉴스


와일스는 67세의 할머니다. 성공회 신자이고, 자칭 온건파다. 그녀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비롯해 두 명의 시장, 드산티스 주지사, 그리고 몇몇 하원의원과 함께 40년 이상 참모, 지역구 책임자,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비서실장 등으로 일했다.

폴리티코는 와일스 주변 인물 100명 이상을 인터뷰해 작성한 이 특집기사에서 “모두가 인정하는 것은 와일스가 유능하고 일을 잘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녀는 현명한 운영자, 유능한 관리자, 떠오르는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사람, 기자와의 관계를 만드는 사람이자 유지자, 승패를 결정할 수 있는 정치적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교활하고 미묘한 이야기 조각가이다.”

“와일스는 대화하기 쉽다. 그녀는 위협적이지 않고 접근하기 쉬운 공기를 가지고 있다. 물론 관계와 정보를 활용하는 것은 와일스만이 하는 일이 아니지만 그녀의 주변에서 일했던 사람들은 와일스를 유난히 영리하고 헌신적인 기술자로 여겼다.”

와일스는 1990년대와 2000년대에 잭슨빌에서 존 델라니와 존 페이튼 시장을 위해 일했다. 2008년에는 존 매케인 대선 캠프의 공동 의장을 맡기도 했다. 와일스는 2015년 8월 뉴욕의 트럼프타워에서 대선에 나선 트럼프를 처음 만났다. 와일스는 델라니 시장에게 “그에게서 무엇인가를 보았다”고 말했고, 친구들에게 “그가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트럼프 캠프에 면접을 보러 들어갔다.

그녀는 2016년 플로리다에서 트럼프가 이길 수 있도록 도왔다. 2018년 9월 말에는 드산티스의 부진한 선거 운동을 이어받아 주지사로 선출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당시 동료들은 “수지가 잘하는 것은 조직화이다” “와일스는 캠페인 기간 동안 내러티브를 조정하는 데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선거에서 이긴 드산티스 주지사는 와일스를 주 공화당 최고위원직에서 축출했다. 당시 그녀는 “너무 충격적이었다. 제 평판부터 생계까지 모든 것이 두려웠다”며 “일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재선에 도전한 트럼프는 플로리다의 승리가 필요했고, 2016년 그것을 이루게 해준 와일스를 다시 고용했다. 트럼프는 재선 실패 후에도 재도전을 준비하며 와일스에게 돌아와 달라고 요청했다. 그녀는 2021년 3월부터 ‘세이브 아메리카’ 팩(PAC)의 최고경영자로 취임했다. 트럼프는 자신을 돕는 마러라고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수지가 이제 책임자가 되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트럼프 2기 백악관 비서실장에 임명된 수지 와일스가 대선 전인 지난달 2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미식축구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이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당선인은 독재적이고 성과 인종 문제에 차별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때문에 와일스가 어떻게 트럼프를 위해 일할 수 있는지 궁금해 하기도 한다. 반트럼프 진영에서는 와일스를 트럼프와 같은 사악한 권위주의자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폴리티코 취재에 따르면, 와일스를 아는 사람들 중 트럼프의 승리를 바라지 않는 이들은 그녀가 트럼프의 편에 서 있다는 사실에서 다소 안도감을 가진다. 와일스가 트럼프 대통령이 최악으로 가는 것을 막아줄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폴리티코는 지극히 침착하고 지적인 성향의 와일스가 본능적이고 변덕스런 기질을 가진 트럼프와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같이 일하며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졌다.

와일스의 한 지인은 “그녀가 트럼프를 다룰 수 있는 것은 아버지를 다루는 훈련을 했기 때문”이라며 “그녀는 불안정하고 기능 장애가 있는 유명인 남성의 전문가”라고 말했다.

2013년에 세상을 떠난 와일스의 아버지 팻 서머럴은 미식축구 선수였으며, 나중에 스포츠 캐스터로도 유명해졌다. 하지만 알콜 중독자였고 고무 호스로 자녀를 때리는 폭력적인 아버지였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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