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 무게에 뒤집혔다”… 제주 해상서 대형어선 침몰

문정임 2024. 11. 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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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새벽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 해상에서 침몰한 대형 고등어잡이배 135금성호는 그물 무게를 이기지 못해 전복된 것으로 추정된다.

생존 선원의 말을 종합하면 당시 금성호는 운반선에 어획물 1차 하역을 끝내고 다른 운반선이 들어오기 전 그물을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배가 기울기 시작했다.

제주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31분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서 부산 선적 129t급 선망 어선 금성호가 침몰 중이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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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명 승선…2명 사망·12명 실종
윤 대통령 “수색·구조 총력” 지시
8일 오전 침몰한 금성호 승선원 가운데 인근 선박에 구조된 이들이 한림항에서 병원 이송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새벽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 해상에서 침몰한 대형 고등어잡이배 135금성호는 그물 무게를 이기지 못해 전복된 것으로 추정된다.

생존 선원의 말을 종합하면 당시 금성호는 운반선에 어획물 1차 하역을 끝내고 다른 운반선이 들어오기 전 그물을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배가 기울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서서히 기울다가 어느 시점에서 순식간에 배가 뒤집힌 것으로 보인다.

제주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31분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서 부산 선적 129t급 선망 어선 금성호가 침몰 중이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정확한 사고 시간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위치 소실 시각은 이날 오전 4시12분이다. 인근에 있던 같은 선단 어선이 전복된 상황을 확인하고 해경에 신고했다.

출입항관리시스템상 배에는 한국인 16명과 인도네시아 11명 등 27명이 승선했다.

이 중 15명(한국인 6명, 인도네시아 9명)은 인근 어선에 의해 구조됐다. 구조된 선원 중 50대 한국인 2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구조돼 제주시내 병원으로 옮겼지만 사망했다. 나머지 12명은 실종 상태다.

승선원 대부분이 갑판에서 어획물 이적 작업을 하고 있어 구명조끼를 입고 있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8일 오후 금성호에 대한 수중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제주해경청 제공


사고 해역에서는 대대적인 수색 작업이 펼쳐지고 있다. 해경 함정과 관공선, 민간 어선 등 함선 43척과 항공기 13대가 해상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수색 과정에선 오전 8시39분쯤 어탐기 등 수중수색장비를 통해 금성호 침몰 위치가 확인됐다. 발견된 지점은 최초 사고해점에서 북동쪽으로 370m 떨어졌다. 어망이 선체와 연결된 상태였다.

오후 1시부터 어선 침몰 지점을 중심으로 수중 수색 작업도 시작됐다. 침몰한 선박 안에 선원이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 지점 수심은 90m 가량이다.

연안에서는 육경과 군, 소방이 헬기와 모든 가용 인력을 동원해 사고가 난 애월읍에서 한경면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사고해역 수온은 22도로, 생존 가능시간은 24시간 이상으로 해경은 보고 있다.

8일 제주 한림항 선원복지회관에 마련된 현장상황실에 침몰한 금성호 실종자 가족이 들어서고 있다. 문정임 기자


한림항 선원복지회관에 마련된 현장상황실에는 이날 오후부터 실종자 가족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 여성은 딸의 부축을 받으며 계단을 힘겹게 올라 “아빠 없는데 왜 여기로 와야 하냐. 아빠 어떻게 하느냐”며 눈물을 글썽였다.

또 다른 가족은 상황실 관계자를 붙잡고 “헬리콥터가 왜 안 뜨냐”며 “일초라도 빨리 움직여달라”고 호소했다. 상황실 앞에서 부둥켜 안고 우는 가족도 볼 수 있었다.

일부 실종자 가족은 항공편을 구하지 못해 공항에서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선박 침몰 사고 관련 보고를 받고 “현장의 가용자원 및 인력을 총동원해 인명 수색과 구조에 만전을 다하고, 구조대원의 안전에도 유의하라”고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고 대통령실 정혜전 대변인이 전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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