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좁혀진 한·미 금리 차…‘딜레마’에 고민 깊은 한은

정지수 2024. 11. 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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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한·미 금리 차가 다시 1.50%포인트(p)로 줄어든 가운데 이달 말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의 고심도 깊어질 전망이다.

연준이 정책금리를 내리면서 기준금리 인하의 여력이 생겼지만 여전히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환율마저 고공행진하면서 한은이 쉽지 않은 선택에 마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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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9월 빅컷 이어 0.25%p 내려
강달러로 인하 제동 걸린 듯 했지만
한은 기준금리 인하 여력 다시 생겨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한·미 금리 차가 다시 1.50%포인트(p)로 줄어든 가운데 이달 말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의 고심도 깊어질 전망이다.

연준이 정책금리를 내리면서 기준금리 인하의 여력이 생겼지만 여전히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환율마저 고공행진하면서 한은이 쉽지 않은 선택에 마주하게 됐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로 오는 2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은의 선택에도 시선이 쏠리게 됐다.

내수 경기가 예상보다 부진한 상황인데다 연준 역시 정책 금리를 내리면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긴 했지만 이와 동시에 그동안 지속돼 온 가계부채 문제에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세로 결정에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게 됐다.

미 연준은 지난 6~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정책금리를 기존보다 0.25%p 인하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지난 9월 빅컷(한 번에 기준금리 0.50%p 인하)에 이어 연달아 기준금리를 내린 것이다.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수준을 감안해 인하 속도는 조절하지만 여전히 다음 달에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인하 기조는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드러냈다.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됐지만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은 정치적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제 시선은 오는 28일 금통위의 결정에 쏠리게 됐다. 한은은 오는 2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지난 10월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내수를 성장 시킬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한 바 있다. 지난 8월까지도 한은은 아파트 가격과 가계대출 증가세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기준금리를 최장기간 동결해 왔다.

이번에 금리를 동결하자니 경기 침체 우려가 아른거린다. 올 3분기 경제 성장률은 0.1%로 시장 전망치인 0.5%보다 0.4%p 정도 더 하락한 수치다. 그동안 걱정거리였던 가계부채 역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어 금리 인하에 가속도가 붙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이번 연준의 결정으로 미국과의 금리차가 1.50%p로 다시 좁혀지면서 금리 인하 결정에 여력이 생긴 점도 긍정적이다.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내려 한국과 미국 간의 금리 폭이 줄어든 것은 우리나라 입장에선 금리 인하에 우호적인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그러나 금리를 인하할 경우 고환율 리스크가 심화될 우려가 있다. 최근 강달러로 인해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는 불안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통화 안정화 정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평가한다. 실제 트럼프가 당선 확정 되고 난 지난 7일 환율은 1400원을 넘기기도 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자본시장영업그룹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당선으로 중국과의 갈등이 심해지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타격을 받게 되고 환율도 1400원을 넘어 1420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환율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굉장히 커지지만 현재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데 동결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금통위 위원들이 아마 굉장한 딜레마에 빠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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