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직격탄 "KFA 안 변했다…분노하는 이유 알겠어" [수원 현장]
(엑스포츠뉴스 수원, 김환 기자)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이 또다시 대한축구협회를 향해 또 한 번 쓴소리를 했다.
박지성은 자신이 소신 있게 지적했던 지난 7월 이후로도 대한축구협회가 변하지 않았다면서 대한축구협회가 해야 할 일은 문제를 확실하게 매듭지어 많은 사람들에게 잃은 신뢰를 회복하고 한국 축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 내 위치한 W1컨벤션에서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이 이사장으로 있는 JS 파운데이션 주관 '따듯한 사랑의 나눔 - 제13회 JS 파운데이션 재능학생 후원금 전달식'이 진행됐다.
행사에는 박지성 이사장을 비롯해 박지성 이사장의 아버지인 박성종 이사장, 차범근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이영표 KBS 해설위원, 설기현 전 경남FC 감독, 김동현 코모도 호텔 상무 등이 자리를 빛냈다.
JS 파운데이션의 재능학생 장학사업은 예체능 계열 꿈을 위해 노력하고 성장하는 과정 중 외적인 요소로 꿈을 포기하게 되는 아이들을 돕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터 시작돼 13년째 이어지고 있는 사업이다.
박지성 이사장은 축구 외에도 핸드볼, 탁구, 골프, 수영, 배구, 농구, 유도, 빙상(쇼트트랙) 등 다른 스포츠 종목뿐만 아니라 음악(오보에) 분야에서 꿈을 갖고 있는 새싹 총 21명에게 장학금과 선물을 전달했다.
본 행사가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난 박지성 이사장은 행사 외에도 한국 축구의 가장 큰 이슈인 대한축구협회의 현 상황, 지난달 참석한 아이콘 매치 행사,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 손흥민, 그리고 프리미어리그(PL) 진출을 앞두고 있는 양민혁 등과 관련된 질문에 입을 열었다.
특히 박 이사장은 최근 행정 난맥상을 여실히 보여준 대한축구협회와 관련해서 지난 7월에 이어 또 한 차례 쓴소리를 뱉었다.
그는 "(7월과 비교해) 솔직히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는 상황"이라며 "특별히 변한 게 없어서 어떻다고 말씀드릴 상황이 아니다. 결국 이 문제가 어떻게 끝나는지에 따라 달라질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말을 시작했다.
이어 "아직 진행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이 일이 어떻게 끝나는지가 가장 중요하고, 끝난 시점부터 어떻게 바꿔갈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지금 상황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신뢰를 잃은 건 사실이다. 그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지, 한축 축구가 어떻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해서는 결국 이 문제가 먼저 확실하게 매듭지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박지성 이사장은 현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없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를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지만, 지금 당장은 무언가를 하기 힘들다는 말이었다.
박 이사장은 "내가 무슨 역할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결국 협회도 행정을 하는 곳이고, 그 행정을 잘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그런 사람들을 잘 매니징(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 결국 그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게 누가 됐든, 어떤 사람이 됐든 결국 중요한 것은 그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과 정직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이사장은 비록 해외에 거주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는 꾸준히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박 이사장은 최근 열렸던 국정감사도 영상과 기사를 통해 내용을 접했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국정감사를 전체적으로 다 보지는 않았지만, 많은 언론사에서 정리한 내용들을 봤다"며 "왜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는지, 왜 이해하기 힘들어 하는지를 나도 느낄 수 있었다. 과연 이번 일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 떠도는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대한축구협회 측에서 꾸준히 이야기하는 정당성 문제나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 등 상위기관에서 협회의 자율성을 지켜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지금 FIFA나 AFC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솔직히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그들은 당연히 이 사안에 대해 관여하고 싶지 않을 거고, 그래서 원론적인 답변만을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결국 우리가 자체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누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가 중요한데, 협회 이외의 사람들은 모두 같은 마음으로 보고 있는 것 같아서 이 부분이 가장 안타깝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지성 이사장은 지난 7월 이후로도 대한축구협회가 변하지 않았고, 변화하려는 모습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결국 FIFA나 AFC에서 얘기하는 건 누군가에 의해서 협회 회장이나 대표팀 감독이 바뀔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그때(7월)나 지금이나 변한 것은 솔직히 없다고 생각한다"며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똑같이 느끼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변화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고 일관적인 모습만 보여줬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어떻게 결론이 날지 솔직히 모르겠다"고 이야기했다.
사진=수원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엑스포츠뉴스DB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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