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에…제조업 국내 공급 '5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제조업의 국내 공급이 5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했다. ‘트럼프 리스크’까지 겹치면 내수 회복 시점이 더욱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통계청이 발표한 ‘제조업 국내 공급동향’에 따르면 올 3분기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103.1(2020년=100)로,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2.9%)에 하락 전환한 이후 5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201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장 감소 흐름이다.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국내에서 생산돼 국내에서 출하됐거나, 외국에서 생산돼 국내로 수입된 제조업 제품의 실질 공급금액을 지수화한 지표로, 내수시장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올 3분기의 경우 세부적으로 수입은 4.5% 늘어났지만, 국산이 2.3% 감소했다.
가장 큰 원인은 내수 부진에 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상품 소비와 직결되는 소비재에서 0.2% 감소했다. 수입은 7.9% 늘었지만, 레저용(RV) 승용차와 휴대전화 중심으로 국산이 3.4% 감소한 영향이다. 반도체·생산부품 등 중간재도 수입(1.3%)이 늘었지만 국산(-4.3%)이 줄면서 전체적으로 2.8% 감소했다.
다만 자본재는 국산(7.6%)과 수입(9.4%) 모두 늘어나면서 8.2% 증가했다. 국산에선 반도체 조립장비, 수입에선 웨이퍼 가공장비 등을 중심으로 기계 장비 공급이 확대된 결과다. 통계청 관계자는 “아직 제조업 경기가 회복된다고 예단하긴 어렵지만, 반도체 관련 기계장비를 중심으로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제조업 공급 감소폭은 둔화 흐름에 있다. 지난해 3분기(-2.9%)와 4분기(-2.8%), 올해 1분기(-2.4%)와 2분기(-2.3%) 모두 2%대 감소율을 유지했지만, 올 3분기 들어 -0.4%로 크게 줄었다.
관건은 내수 시장 회복 속도인데, ‘트럼프 2기’ 체제가 본격화되면 한국 수출과 내수 모두 불확실성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올 상반기 기록적인 수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내수로의 온기 확산이 이뤄지지 못했는데,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수출마저 둔화된다면 국내 경기는 더욱 얼어붙을 수 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래 수출이 잘 되면 일종의 낙수 효과로 내수도 살아난다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수출까지 꺾일 가능성이 커졌다”며 “지금부터라도 중장기적인 구조조정과 규제개혁을 통해 수출 외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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