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리스 찌꺼기도 옷이 된다”…슬로우베드의 진짜 친환경 [가봤더니]

심하연 2024. 11. 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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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FnC 래코드와 협업…“지속가능성 공감대 공유”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슬로우베드 플래그십 스토어의 ‘드리머 아일랜드’. 사진=심하연 기자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짜 친환경’을 생각했어요.”

진짜 친환경이 아니면 하지 않는다. 7일 방문한 논현 슬로우베드 플래그십 스토어는 내일을 꿈꾸는 ‘굿모닝 드리머’를 주제로 꾸며졌다. 환경의 미래와 나의 내일, 지구의 휴식과 나의 쉼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공간이다. 

최근 침대업계는 지속가능성에 집중하며 유해물질을 줄이고 자연 유래 소재를 더 많이 사용한 매트리스 제품을 내놓고 있다. 2030세대 사이에서 친환경이 주요 관심사로 자리잡고, 가치소비가 주요 트렌드로 떠올랐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해석한다.

매장에 들어서니 친환경 소재를 이용한 매트리스를 활용해 꾸민 ‘드리머 아일랜드’가 눈에 띄었다. 바쁜 일상 속 나만의 쉼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다. 재단하고 남은 자투리 매트리스를 활용해 섬처럼 구현한 설치물을 중심으로 래코드와 함께 제작한 블랭킷 베스트, 쿠션, 룸 슬리퍼와 파우치 등 휴식을 연상하는 아이템을 전시했다.

슬로우베드와 래코드가 협업한 블랭킷 베스트. 사진=심하연 기자

이번 전시는 코오롱FnC에서 운영하는 친환경 의류 브랜드 ‘래코드(RE:CODE)’와 협업했다. 슬로우베드 관계자는 “업사이클링을 실천하는 래코드와 환경 보호 및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매트리스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자재를 홈웨어와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으로 재탄생시키는 협업을 진행했다”며 “수면과 패션의 가치를 넘어 자연순환이라는 즐거움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슬로우베드는 지난 2022년 국내 최초로 버려진 메모리폼을 재활용하는 기술인 ‘레코텍폼’을 적용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레코텍폼에는 폴리우레탄을 원료 상태로 되돌리는 ‘리폴리올 기술’이 쓰였다. 슬로우는 이 기술을 메모리폼에 사용해 남은 제품이 재활용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많은 소재들이 혼합되어 재활용이 어렵고, 절차에 맞게 폐기하는 것이 번거롭다는 매트리스의 특징에서 고안했다. 

래코드와 협업한 제품인 블랭킷 베스트는 안감에 슬로우베드의 베이직 토퍼와 오리지널 매트리스 상단 커버에 적용되는 가볍고 포근한 감촉이 특징인 오가닉 니트 원단을 활용했다. 겉감에는 폐옷과 폐어망으로부터 업사이클링한 래코드의 나일론 타프트 원단을 적용했다다.

작은 조각들로 이루어져 재사용이 어려운 미드나잇 매트리스 시리즈의 측면 원단은 모아서 쿠션의 충전재로 사용했다. 딥플로우 매트리스는 룸 슬리퍼로, 매트리스에 사용되는 광목천에 래코드의 차량용 에어백 업사이클 원단이 더해져 멀티파우치로 재탄생시키기도 했다. 

지하로 내려가니 침실처럼 꾸며 둔 다양한 종류의 매트리스를 만날 수 있었다. 고객이 직접 누워 보고 원하는 종류의 매트리스를 체험할 수 있다. 현장 관계자는 “가격대에 구애받지 않고 최대한 많은 매트리스를 경험하고 본인에게 맞는 제품을 찾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슬로우베드와 창비가 협업해 만들어진 눕독 공간. 직접 누워서 책을 읽을 수 있으며, 예약 시 최대 3시간 이용할 수 있다. 사진=심하연 기자

방문객들이 ‘쉼’을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슬로우베드 논현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12월까지 눕독, 북토크, 리추얼, 영화 큐레이션, 가드닝 등 다양한 콘텐츠들을 운영한다.

슬로우베드 관계자는 “침대에 누워서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면서 나만의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라며 “방문객들이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침대업계의 친환경 사랑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현재 침대를 구매하는 고객은 30대에서 40대 사이지만, 주 잠재고객인 20대와 30대 여성 사이에서 비건, 친환경 등이 매우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장기적으로 가져가야 하는 메세징 중 하나”라며 “여러 침대 브랜드에서 재활용이 가능하고 환경에 덜 해로운 제품을 선보이려고 노력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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