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원하는 것 들어주되 실리 챙겨야 [다시 돌아온 트럼프]
中과 경쟁 ‘K소비재’…틈새 기회 온다
한미협회는 1963년 한국과 미국의 동맹, 경제·문화 교류, 우호 증진을 위해 설립된 순수 민간 단체다. 2021년부터는 청와대 경제수석,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지낸 최중경 회장이 협회를 이끌고 있다. 최 회장은 “트럼프 2기 시대에 한국은 좀 더 많은 요구를 받게 될 것”이라면서도 “한편으로는 틈새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A. 자국우선주의가 좀 더 뚜렷해질 것이다. 동맹국 개념도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이 내수 진작에 힘을 더 실을 가능성도 높다. 이미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로 방향을 잡은 만큼, 그 진폭을 더 키울 것이다. 당장 경기 침체를 걱정하는 자국 내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는 집권 1기 때 장기간 저금리 상황에서 배웠던 학습 효과 때문일 수 있다.
Q. 당장 칩스법, IRA 재협상 얘기가 나온다. 후보 시절 ‘한국의 반도체 공장을 미국에 짓는 건 환영, 보조금까지 주는 건 어불성설’이라고도 했는데.
A. 재협상 여지는 있다. 하지만 ‘아예 원점에서 재검토’까지는 못 갈 것이다. 이는 자국우선주의라는 트럼프 당선인 철학과도 배치된다. 칩스법, IRA는 철저히 자국우선주의 아래 기획된 제도다. 이런 인센티브를 주지 않으면 트럼프 당선인이 원하는 결과도 얻기 힘들다. 2기 집권 초반 재협상을 거론하는 등 다소 시끄러운 상황이 벌어질 수는 있겠지만 상하원을 모두 통과한 사안인 만큼 집권 중 급격한 변화를 꾀하기는 힘들 것이다.
Q. 전기차 등 한국이 강세를 띠는 친환경 산업에서도 타격이 올 수 있다는데.
A. 일론 머스크 행보를 보면 너무 크게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가장 든든한 후원자 중 한 명이었지 않나. 머스크 지지 선언 후 실제 전기차 관련 발언이 상당히 누그러진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오히려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자동차·이차전지 업체를 제치고 한국 기업이 트럼프 집권 2기 시대에 약진할 수 있다.
Q. 한국 산업군 중 수혜주도 있다는 말인가.
A. 반도체·디스플레이·가전 등 중국과 경합하는 분야는 반사이익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한국에 대한 호감,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K뷰티·푸드·패션 등 문화 연관 소비재 역시 각광받을 수 있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시달려 판로를 잃었던 중소기업 소비재 역시 관세 폭탄을 맞게 될 중국산과 비교해 미국 소비 시장에서 비교 우위에 설 공산이 높다. 각 수출 기업이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다.
Q. 우리 정부가 할 일은.
A. 트럼프는 방위부담금 외에도 한국이 선진국에 걸맞게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에 기여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감당 가능한 범위 내에서라면 이런 요구에 응해야 한다. 트럼프는 철저히 상호주의를 표방하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성의를 적극적으로 보이면 그에 상응하는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미국 이익에 부합하게’ 움직이면서 실리를 챙기는 ‘운영의 묘’를 발휘해야 할 때다.
[박수호 기자 park.suho@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4호 (2024.11.13~2024.11.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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