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개구리가 지킨 이곳, 아이들이 낫을 들었다
[김병기 기자]
▲ 장남들보전시민모임은 지난 2일 금개구리학교 3교시 ‘가을걷이’를 열었다. |
ⓒ 김병기 |
지난 2일 오전 10시, 세종 도심 속의 섬처럼 남아있는 야생의 공간인 장남들이 떠들썩해지기 시작했다. 장남들보전시민모임(시민모임)이 주최한 '금개구리학교 3교시'인 가을걷이 행사에 참가한 아이들이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녹색 울타리를 넘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봄에 열린 1교시 모내기, 2교시 여름밤 마실-곤충관찰에 이은 이날 행사에는 4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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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남들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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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남들보전시민모임은 지난 2일 금개구리학교 3교시 ‘가을걷이’를 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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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남들보전시민모임은 지난 2일 금개구리학교 3교시 ‘가을걷이’를 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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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떨어진 알곡으로 아주 근사한 밥상을 차릴 겁니다. 겨울에 흑두루미와 같은 철새들에게 먹이로 뿌려주는 거죠. 그리고 알곡을 털어낸 볏집으로는 지금부터 복빗자루를 만드는 작업을 할 겁니다."
조성희 시민모임 사무국장의 이같은 설명이 끝나자,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끈과 가위 등의 도구들을 챙겼다. 자연에서 난 천연 소재로 전통 공예를 체험해보는 시간. 엄마 아빠가 집 안에 걸어둘 복빗자루를 만드는 동안 아이들은 낫을 들고 벼를 베거나, 손홀태 앞에서 계속 탈곡을 했다.
▲ 장남들보전시민모임 조성희 사무국장이 이날 행사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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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남들보전시민모임은 지난 2일 금개구리학교 3교시 ‘가을걷이’를 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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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함께 이곳을 처음 왔다는 윤재인군은 이날 참가 소감을 묻는 질문에 "도심 속에 이런 데가 숨겨져 있을 줄은 몰랐다"면서 "광활한 곳에서 오랫동안 천연기념물이 보존되고 있다는 게 신기하고, 이곳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하영씨(세종시 소담동 주민)는 "아이들과 함께 1교시와 2교시에 참석을 했고, 오늘은 가을걷이를 하려고 나왔다"면서 "원래 동물들이 주인이었던 이곳을 아이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었고, 잊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어서 매번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 장남들보전시민모임은 지난 2일 금개구리학교 3교시 ‘가을걷이’를 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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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남들보전시민모임은 지난 2일 금개구리학교 3교시 ‘가을걷이’를 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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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10시에 시작된 가을걷이 행사는 오후 12시30분께 끝이 났다. 아이들은 조막손으로 벼를 벤 뒤 자기들이 탈곡한 볏단으로 만든 복빗자루를 들고 가을 들판을 나섰다. 아이들이 떠난 야생의 공간엔 가을바람이 가득했다. 미처 베지 못한 벼들이 멀리 고층아파트를 배경으로 금빛으로 흔들렸다. 잠시 부산한 것을 피해있던 새들이 다시 야생의 섬으로 날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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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남들보전시민모임은 지난 2일 금개구리학교 3교시 ‘가을걷이’를 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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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남들보전시민모임은 지난 2일 금개구리학교 3교시 ‘가을걷이’를 열었다. 아이들이 추수를 위해 장남들로 들어오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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