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 마니아' 트럼프의 '코크 버튼', 4년만에 백악관 귀환하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이 버튼도 4년 만에 백악관으로 돌아올까. 지난 5일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트럼프 당선인이 1기 집권 시절 집무실에 설치했던 ‘코크 버튼’(coke-button)’ 얘기다.
트럼프는 유명한 콜라 마니아다. 백악관에서 일했을 때 하루에 12잔가량의 콜라를 마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캔이나 페트병을 쌓아놓고 마신 건 아니다. 버튼을 애용했다. 그는 흔히 ‘결단의 책상(Resolute desk)’이라 불리는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전용 책상에 콜라를 요청하는 빨간색 ‘코크(콜라) 버튼’을 설치했다. 트럼프가 이 버튼을 누르면 백악관 직원이 유리컵에 담긴 시원한 콜라를 갖고 집무실로 들어왔다.
코크 버튼의 존재는 2017년 4월 공개됐다. 트럼프가 대통령 취임 100일을 앞두고 언론과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다. 당시 인터뷰에선 트럼프가 코크 버튼을 눌렀다는 내용이 자주 나왔다. 트럼프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비용을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는 폭탄 발언을 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빨간 버튼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해당 버튼은 핵무기 발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콜라를 마시고 싶을 때 사용하는 용도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자는 “(이 버튼은) 핵 버튼이냐”는 짓궂은 질문을 하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는 “아니지만, 모두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농담하고 직접 버튼을 눌러 콜라를 가져오게 했다.
이 버튼은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후보에게 패하면서 주인과 같은 운명에 처했다. 함께 백악관을 나온 것이다. 복수의 외신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1월 취임하자마자 집무실 책상 위에 있던 트럼프의 콜라 버튼을 없앴다.
하지만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로 코크버튼도 부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트럼프는 여전히 콜라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운동 중에 트럼프 캠프 직원들은 유세 지역에서 콜라와 패스트푸드를 사는 걸 중요한 임무 중 하나로 여긴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은 트럼프가 유세하는 동안 그가 좋아하는 패스트푸드 브랜드 칙필레나 맥도날드 음식을 구해 놓고 이동하는 비행기에서 이것으로 식사를 해결했다고 한다.
트럼프는 왜 이렇게 콜라를 좋아할까. 그의 ‘콜라 사랑’은 ‘금주(禁酒)에 대한 보상’이란 분석이 가장 신빙성 있게 알려져 있다. 트럼프는 콜라를 좋아하는 대신 술은 일절 마시지 않는다. 트럼프가 철저히 술을 끊은 배경엔 비극적인 가족사가 있다고 전해진다. 트럼프의 형 프레드는 알코올 의존증에 시달리다 1981년 43세의 나이로 숨졌다. 과거 트럼프는 인터뷰에서 “세상에서 제일 잘생기고 성격 좋은 프레드라는 형이 있었는데, 술 문제가 있었다”며 “(그가)항상 내게 했던 말은 ‘술을 마시지 말라’였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가 사랑한 콜라는 일반 콜라가 아닌 ‘다이어트 콜라’(저칼로리 콜라)다. 그는 2012년 X(옛 트위터)에 “마른 사람이 다이어트 콜라를 마시는 것을 본 적이 없다”는 글을 쓰기도 했지만, 이후에도 꾸준히 다이어트 콜라를 애용했다. 다만 최근에는 일반 콜라를 마시는 모습이 소셜미디어상에 공개되기도 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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