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도트﹒억울이를 위한 네 번째 이사와 셀프 공사까지, 시행착오를 극복하는 데서 희열을 경험하는 열정 가득 INTJ의 다이어리. 마흔다섯 번째 #홈터뷰.
안녕하세요. 포식스먼스(@46month.kr) 디렉터 최민지(@monobono_)입니다. 두 냥이 인트와 도트 그리고 댕댕이 억울이와 함께 살고 있어요. 식구가 많아서 복작복작해요. 심심할 틈이 없지요.
저는 좋아하는 취미도 많고, 자주 바뀌기도 해요. 요즘엔 바이올린과 유리 공예, 일러스트에 빠져 있어요. 두 달 전에 영등포에 있는 복층 오피스텔에서 연희동 빌라로 이사했는데요. 너무 힘들었습니다. 스릴러 영화 같았던 이사 후기 들어보실래요?
「 영등포에서 연희동으로 」
자취를 시작하고 네 번째 이사였어요. 서울 도심 한가운데 9평 원룸을 구해 지내다, 좀 더 쾌적하고 넓은 평수로 가고 싶어 경기도로 거처를 옮겼어요. 월세를 15만 원만 더 얹으니 베란다가 있는 쓰리 룸을 구할 수 있더라고요. 처음엔 좋았는데, 일 때문에 서울을 자주 가다 보니 결국 지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서울 영등포에 있는 복층 오피스텔을 구했고, 당시엔 정말 재밌게 지냈어요. 인트와 도트는 계단을 타고 놀면서 거대한 캣타워를 200% 즐기고요. 뜨거운 시선이 느껴져서 쳐다보면 늘 위에서 저를 바라보고 있었죠.
이사를 결심했던 건 억울이와 산책할 때 아쉬운 점이 많아서였어요. 퇴근하고 돌아와 동네를 돌면 분위기가 어둡고 무서운 사람들도 좀 있었거든요. 연남동 사무실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이사해 억울이와 함께 출근하는 삶을 꿈꾸다 보니, 어느새 계약서에 도장을 쾅 찍게 되었죠.
「 생존을 위한 셀프 공사 」
연희동 집을 보러 다닐 때 우선순위는 아이들과 함께 지낼 수 있는 곳인지였어요. 여긴 반려동물 입주가 가능한 곳이었고, 사무실까지 가는 길이 예쁘고 평화로워 보여 느낌이 좋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다 정리된 이후 날 것의 상태를 보니 손봐야 할 곳이 하나둘 늘어가더라고요. 미감보다는 생존을 위한 공사에 가까웠어요. 우선 호흡기 건강을 위해 에폭시 바닥을 철거하고 데코 타일을 직접 사서 깔았고요. 환기가 잘 안되길래 쿠팡에서 공기 질 측정기를 사서 상태도 파악해 봤어요. 이산화탄소량이 기준치를 초과하더라고요?
그래서 현관문을 닫지 않고 발을 달아 공기가 순환되도록 했어요. 주방 벽과 하부장은 시트지로 덧방해 마감했고요. 정말 최소한의 비용으로 리모델링을 마쳤습니다. 이 과정을 요약해 보면…. 인생의 쓴맛을 보게 해 준 집? (웃음)
「 웬만한 건 다 셀프로 」
사무실 인테리어도 셀프로 했어요. 에폭시 직접 깔았습니다. 하하. 궁금한 건 한 번 해보고 넘어가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거든요. 가벽도 목수 한 분 섭외해서 틀만 잡고 마감은 제가 했습니다.
인테리어는 특별한 기교 없이 좋아하는 가구들을 구해 배치하는 것으로 끝냈어요. 매일 눈에 보이는 건 예뻐야 돼요!
「 행동파 INTJ 」
포식스먼스는 자본금 20만 원으로 시작한 브랜드예요.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하고 취업해서 3개월 일하다 퇴사해서 차린 거였죠. 저는 열정과 에너지가 강한 편인데, 회사에선 신입이니 할 수 있는 일들이 제한적이라 막 뿜어낼 수가 없더라고요. 어떻게 3개월 만에 퇴사하냐고 부모님도 혀를 차셨고, 주변에서도 우려와 걱정이 많았어요.
그렇지만 전 궁금한 건 바로 해봐야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자본금 20만 원으로 스마트폰 케이스를 제작해서 온라인으로 판매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빨리 왔어요. 그다음에 조명을 만들어 선보였는데 주문량이 치솟았죠. 이때부턴 부모님도 응원해 주시더라고요. 회사 들어가지 말고 하고 싶은 거 하라고요. (웃음)
「 스스로가 곧 포식스먼스 」
포식스먼스의 모든 제품에는 제가 가진 고유한 색이 들어가 있어요. 주변에서도 그래요. 브랜드와 제가 닮았다고요. 새로운 걸 만들고 세상 밖으로 꺼낼 땐 늘 긴장되고 떨려요. 하나하나 다 애정으로 빚어낸 것들이니까요.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퍼리 램프는 아쉬운 면도 있어요. 카피가 쏟아져 나왔거든요. ‘조금 더 신중하게 출시했더라면 더 좋았겠구나’ 싶은 마음이 들어요.
「 SNS 정체기 」
유튜브에 집 브이로그를 찍어서 업로드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요새는 바빠서 못하고 있어요. 다시 시작할 것 같지는 않네요. 인스타그램 접속도 좀 뜸해졌어요. 아무래도 SNS 휴식기인 것 같아요. 요즘은 실제 생활, 오프라인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 억울이랑 단둘이 여행 」
올해도 얼마 안 남았네요. 올겨울에는 억울이랑 단둘이 훌쩍 떠나보고 싶어요. 억울이에게 주는 외동 놀이 선물! (웃음)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