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보 펨테크연구소장 "난임·흉터치료 등 새 분야 개척"

곽재민 2024. 11. 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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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건강보험 전성시대다. 여성이 남성 대비 평균수명이 길고, 임신·출산뿐만 아니라 예방 목적의 건강관리에도 남성보다 여성이 더 적극적이라 의료지출이 높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은 여성보험 시장 규모가 2030년 131조5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에 보험업계는 여성을 타깃으로 한 특화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보험사 가운데 한화손해보험이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6월 금융업계에서 처음으로 ‘LIFEPLUS 펨테크연구소’를 설립해 여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관련 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펨테크란 여성(Femal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여성 건강에 도움을 주는 기술이나 제품·서비스를 뜻한다. 지난해 펨테크연구소장으로 합류한 한화손해보험 한정선 부사장을 지난달 31일 여의도에서 만나 국내 여성보험 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었다.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한화손해보험본사에서 한정선 부사장이 펨테크연구소와 여성건강보험 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

Q : 왜 여성이란 아젠다를 전면에 내세우게 됐나.
A : “과거 보험업계는 경제력을 갖춘 남성 소비자 중심으로 한 보험 상품 개발·판매에 주력했다. 그러다 여성의 사회·경제 활동이 늘면서 이에 따른 질병이나 상해 등 각종 위험을 보장받고 싶어하는 수요가 증가했다. 한국 여성의 평균수명은 85.6세로 남성(79.9세)에 비해 6년 정도 더 오래 산다. 개별 의료비 필요성이 크다는 것이다. 여성 암 발병 비율이 높아지는 것도 여성건강에 집중한 이유 중 하나다.”

Q : 펨테크 연구소를 만들었다. 어떤 연구를 하나.
A : “보다 나은 여성의 삶과 여성 건강을 위해 여성 관련 질병과 여성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연구를 진행한다. 그간 보험에서 심도 있게 보장하지 않았던 정신질환부터 흉터 치료 영역까지 여성의 관심도가 높은 분야에 집중했다. 여성 환자 수 비율과 치사율이 가장 높은 ‘식욕부진’과 ‘폭식증’ 질환 등의 입원치료비를 보장하는 것도 연구의 결과다. 여성 고객이 특정 정신질환 진단을 받았을 경우 비대면 심리 상담도 8회까지 받을 수 있다. 불면증과 수면 무호흡증 환자의 진단과 치료 시 발생하는 수면검사비용도 챙긴다. 흉터에 민감한 여성 고객을 위해 켈로이드(수술 치료 후 피부의 결합조직이 이상 증식해 단단하게 융기한 것)를 포함한 비대성흉터진단비도 신설했다. 제왕절개나 갑상선암 수술 후 2년 이내 나타나는 흉터 진단비 지원도 여성의 마음을 알지 못하면 제공할 수 없는 상품이다.”

Q : 여성들의 반응은.
A : “지난해에만 신규 유입 여성 고객이 5만명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75.3% 증가했다. 특히 2030 여성 고객 가입 성장률이 70% 이상인 게 고무적이다. 보험사 입장에서 여성보험상품은 장기보장성 상품인 만큼 젊은 여성의 유입 증가는 수익성 증가로도 이어진다. 이는 여성과 관련된 보장 영역의 지속적인 개척이란 선순환을 불러온다. 최근 여성보험만으로 배타적 사용권 11종을 획득했다. 이는 창의적인 보장이나 서비스를 개발한 회사에 일정 기간 독점적인 판매권을 제공하는 일종의 보험업계 특허권이다.”

한화손해보험 한정선 부사장

Q : 한국은 저출생이란 사회적 문제도 안고 있다.
A : “여성의 임신·출산·난임 등 여성에 특화된 보장 영역을 새롭게 개척하고 있다. 난임 예방과 치료 관련 연구 활동을 지원하고, 사내 여직원 난임 관련 의료비 지원 확대, 지방자치단체 협업을 통한 저출생 위기 극복 지원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차병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의료 데이터를 바탕으로 출산·폐경 등 여성의 생애주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맞춤 보험상품 개발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난임 부부의 현실적인 고민과 산후·육아 우울증에 도움을 줄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Q : 여성보험 시장 전망은.
A : “앞으로 헬스케어 영역으로 확대할 것이다. 해외에선 여성의 생리 주기와 피부 건강을 고려한 화장품 개발, 여성 건강관리 서비스 제공 등 기존 보험에 펨테크를 융합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엔 여성 갱년기에도 집중하는 등 고객의 디테일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보장 내역을 더 세분화해 전 세대의 여성 고객을 아우를 것이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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