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美대선] 짙어진 서학개미 이탈 조짐…불확실성 확대 우려
M7 거품·실적 우려도 작용…엔비디아·애플 등 팔아
증권가 “장기적으론 우상향 예상…테슬라 수혜 기대”
글로벌 주요 이슈였던 미국 대선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로 막을 내린 가운데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가 최근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선 영향으로 하반기 글로벌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미국 증시에서 발을 빼던 서학개미들이 대선 종료 이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9월부터 미국 시장에서 두 달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들은 지난 9월과 10월 각각 4억8668만달러(한화 약 6780억원), 7억6145만달러(1조639억원)를 매도해 두 달 동안 총 12억4813만달러(1조7439억원)를 팔아치웠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매달 순매수세를 기록했던 것과 사뭇 다른 기조다.
이처럼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을 떠난 원인으로는 ‘불확실성 확대’가 우선적으로 꼽힌다. 하반기 들어 미국 증시가 대선에서 비롯된 경기침체 우려, 중동 분쟁 등 대외적 불확실성에 의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서학개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미국 증시 호황을 이끌어온 주요 빅테크 기업 7곳 ‘매그니피센트(M7)’에 대한 거품 우려와 실적 부진도 무시할 수 없다. 올 2분기 실적 시즌 이후 메타플랫폼을 제외한 M7 내 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테슬라 등은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거품 우려로 주가 조정을 받은 바 있다.
이 여파로 서학개미들의 M7 매도세가 포착됐다. 지난 9~10월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엔비디아(41억811만달러)로 파악됐다. 순매도 상위 10위권을 살펴보면 미국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개별종목은 총 3개로 테슬라(3위·40억454만달러), 애플(8위·8억8708만달러) 등이 엔비디아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대선 종료로 불확실성이 한층 해소됐으나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완전히 해소되진 않았다는 것이 증권가의 진단이다. 이로 인해 연말까지 안정성에 집중한 자산 배분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대선 이후로 증시가 변동성에 노출될 수는 있으나 이는 단기적인 현상일 뿐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우상향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뉴욕 증시 3대 지수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서학개미들의 매도세가 짙어졌던 9월부터 대선 전날인 4일(현지시간)까지 약 3.32%(5528.93→5712.69) 올랐다. 증시 변동성이 크다는 우려가 거듭 제기됐던 것과 달리 상승 곡선을 그린 셈이다.
같은 기간 나스닥종합주가지수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각각 6.09%(1만7136.30→1만8179.98), 2.1%(4만936.93→4만1794.60) 상승했다. 이를 토대로 미국 증시의 안정성과 우량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M7의 전망도 마찬가지다. 하반기 들어 M7 내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을 제외한 5종목이 일제히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서학개미가 떠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테슬라의 수혜를 강하게 내다보며 매수세가 몰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없앨 것을 거듭 강조한 만큼 전기차 부문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테슬라가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박윤철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은 불확실성을 한층 덜어낸 투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해 미국 증시에 긍정적일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에 따른 증시 훈풍 이후 밸류에이션 레벨을 고려하며 테마성이 아닌 ‘진짜’ 수혜주 찾기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와 관련해서는 “테슬라의 최고경영쟈(CEO)인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지지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만큼 수혜 강도가 높을 것”이라며 “회사의 독보적인 자율주행 기술과 중장기적인 그린에너지 전환 기조는 장기적인 투자 포인트”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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