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인 "비용 관계없이 불법체류자 대거 추방…선택 여지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7일(현지시간) 취임 후 최우선 순위 과제로 '국경 강화'를 꼽으며 불법체류자를 대규모 추방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밝혔다. 또 자신이 11·5 대선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도 이러한 강경 이민정책이 있었다고 자평했다.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약속한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조속한 시일 내 점심식사를 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NBC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국경을 튼튼하고 강력하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먼저 그는 "동시에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길 원한다"면서 "아시다시피, 나는 '안된다. 들어올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불법체류자가 아닌, 합법적 이민은 수용하겠다는 설명이다.
올해 대선 캠페인 기간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체류자 추방'에 나서겠다고 공약한 트럼프 당선인은 "(다른)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거듭 이행 의지를 확인했다. 공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과 관련한 질문에는 "가격표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불법입국자들이 살인과 범죄를 저지르고 마약상들이 국가를 파괴하고 있다면서 "이제 그들은 이곳에 머물지 않고 조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NBC방송은 미국에 불법체류자가 어느 정도 규모인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이러한 대규모 추방 공약을 이행하는 데는 상당한 물류, 재정적 부담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서는 법무부, 국방부를 포함해 다수의 연방기관 협력도 필요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러한 강경 이민 메시지가 대선 승리의 이유 중 하나가 됐다면서 "그들(유권자)은 국경을 갖고 싶어한다.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을 좋아하지만, 국가에 대한 사랑으로 들어와야 한다. 합법적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당선인은 2020년 대선과 비교해 올해 대선에서 라틴계, 아시아계, 젊은 층, 여성 유권자 등으로부터 지지가 높아졌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민주당이 이 나라의 사고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유권자) 지형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찰예산 등 이런 것들을 삭감해선 안 됐다"며 "그들은 포기하고 싶지 않아 한다. 효과도 없다. 사람들은 이걸 안다"고 꼬집었다. 이는 앞서 경찰권 과잉 행사로 용의자가 사망하자, 민주당을 포함한 진보 진영 일각에서 경찰 예산 삭감 주장이 확산했던 것을 비판한 발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승리를 확정한 후 바이든 대통령,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통화했다면서 "매우 좋은 통화였고 서로 매우 존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이 가능한 한 원활한 권력 이양이 진행되길 원한다고 말했다면서 이에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과 조속한 시일 내 점심식사를 함께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된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국민)이 선택하면 우리는 그 선택을 받아들인다"며 평화롭고 질서 있는 권력 이양을 약속했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 오전부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포함해 약 70명의 정상과 통화했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통화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경우 아직 통화하지 않았으나 대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푸틴 대통령은 미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하며 그와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 대선 캠페인 동안 ‘힘을 통한 평화’를 강조하면서 취임 24시간 내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을 끝내겠다고 발언해왔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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