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대국민담화’ 점수는…“진솔한 태도 vs 속 빈 사과”
임현범 2024. 11. 8. 06:02
추경호 “진솔하게 각종 의혹 설명…野 정쟁 멈춰야”
조승래 “알맹이 없는 사과…모순된 변명”
박상병 “60점, 일부요구 수용”…최요한 “40점, 사과 목적이 없어”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김건희 여사의 문제와 ‘명태균 게이트’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관계회복에 있어선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대국민담화가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담화에서 공식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국민께 사과를 건넸다. 공식석상에서 사과한 것은 지난 2021년 12월 대선후보 시절 이후 두 번째다. 대국민담화의 배경은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 때문이다.
대국민담화에서는 쇄신을 위한 내각개편과 제2부속실 설치를 예고했다. 윤 대통령은 “적절한 시기에 인사를 통해 쇄신의 면모를 보이기 위해 인재풀에 대한 물색과 검증에 들어갔다”며 “제2부속실장 발령은 이미 낸 상황이다. 인력도 충원할 예정으로 (김 여사) 리스크가 줄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지자들과 말 한마디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일을 꼬이게 했다”며 “제 책임이다. 후보와 당선인, 대통령 시절 소통방식을 매정하지만 바꿨어야 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와 관계가 사실상 경선 후반기에 정리됐다고 전했다. 그는 “전화번호를 지웠음에도 대선 당선 후 연락이 왔다. 수고했다는 얘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난다”며 “경선 후반에 자기(명태균)가 나서지 않을 문제로 얘기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연락을 끊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여사와 명씨의 연락’에 대해 “아내의 휴대폰을 보자고 할 수 없어 물어봤더니 몇 차례의 문자 정도를 했다고 얘기했다”며 “여기서 공개하기는 어렵고, 일상적인 것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명태균 게이트 ‘3대 의혹’으로 꼽히는 여론조작과 공천개입, 창원국가산업단지 부분도 하나하나 짚었다. 윤 대통령은 “여론조사를 조작할 이유가 없다. 대통령실에서 여론조사를 한다고 해도 대통령 지지율보단 정책을 조사하라는 지시를 해왔다”고 강조했다.
또 “당선인 시절 장·차관 인터뷰와 인수위 보고 등으로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보다 바쁜 시기를 보냈다. 당의 공천에 왈가왈부할 상황이 아니었다”며 “창원산단은 공개적으로 지정하는 과정으로 위원회가 지자체의 자료를 보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관계 개선 부분은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김건희 라인’으로 불리는 ‘한남동 7인회’ 지적에는 대통령실이 절차대로 움직인다고 답변했다.
그는 “단순히 당정 문제를 떠나 문제가 생기면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정부는 정부대로 당은 당대로 국민을 위해 일하다 보면 관계가 좋아지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실무자에 대한 것은 계통대로 조사하고 조치한다. 많은 (용산) 구성원이 조치를 받은 바 있다”며 “자기 일은 등한시하고 남의 일에 간섭하는 것은 안 된다. 자기 업무가 아닌 것에 대해 말하면 야단치고 계통을 밟아 다시 하라는 말을 한다”고 선을 그었다.
尹 대국민담화 여야 격돌…평론가 점수 총평 ‘50점’
여야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두고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국민담화 기자회견을 통해 “윤 대통령이 논란과 각종 의혹에 대해 진솔한 태도로 설명했다. 이번 담화와 기자회견을 계기로 국회도 정쟁을 중단해야 한다”며 “시급한 민생을 살피고 외교·안보 현안을 챙기는 데 함께 힘을 모을 때”라고 말했다.
이어 ‘야당의 대국민담화 혹평’에 대해 “야당은 정부·여당이 하는 일에 대해 한마디도 긍정적으로 평가한 적이 없다. 여러 현안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국민께 설명했다고 생각한다”며 “야당도 정쟁을 멈추고 민생과 안보현안을 챙기는 데 집중해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윤 대통령은 끝내 국민을 저버리고 김 여사를 선택했다. 140분의 대국민 담화는 알맹이 없는 사과와 구질구질한 변명으로 넘쳐났다”며 “대통령이 잠든 사이 핸드폰을 열어보는 게 정상이냐”고 반문했다.
또 “기껏 내놓은 대책이 부부싸움이냐. 공천 개입을 입증하는 육성 공개에도 모순된 변명만 늘어놨다”며 “총선 때 추천이 오면 인재영입위에 넘겨줬다는 말이 공천개입에 대한 자백”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두고 전문가들의 평가도 엇갈렸다. 박상병 시사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60점짜리 담화였다. 국민의 눈높이에 부족했지만 맞추려고 노력은 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과를 하고 한 대표의 요구를 일부 수락했다. 인적 쇄신에 대한 부분도 예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김 여사 특검에 대해 완강하게 위헌이라고 하는 점은 국민에게 불편했을 것”이라며 “그 부분으로 대국민담화가 약해졌다. 통 크게 특검을 받고 김 여사 문제를 털어내는 게 국정동력상 유리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이번 회담은 40점짜리였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조선제일사랑꾼’이었다”며 “권력서열이 어디에 있는지 명백히 보여준 기자회견이다. 사과는 했지만, 해당 부분에 대한 질문에 연신 해명과 변명이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한 대표와 관계개선 부분에서도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아 균열을 재차 보여주는 셈이 됐다”며 “일을 같이하면 해결된다는 데 방향성이 달라 이런 식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조승래 “알맹이 없는 사과…모순된 변명”
박상병 “60점, 일부요구 수용”…최요한 “40점, 사과 목적이 없어”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김건희 여사의 문제와 ‘명태균 게이트’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관계회복에 있어선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대국민담화가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담화에서 공식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국민께 사과를 건넸다. 공식석상에서 사과한 것은 지난 2021년 12월 대선후보 시절 이후 두 번째다. 대국민담화의 배경은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 때문이다.
대국민담화에서는 쇄신을 위한 내각개편과 제2부속실 설치를 예고했다. 윤 대통령은 “적절한 시기에 인사를 통해 쇄신의 면모를 보이기 위해 인재풀에 대한 물색과 검증에 들어갔다”며 “제2부속실장 발령은 이미 낸 상황이다. 인력도 충원할 예정으로 (김 여사) 리스크가 줄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지자들과 말 한마디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일을 꼬이게 했다”며 “제 책임이다. 후보와 당선인, 대통령 시절 소통방식을 매정하지만 바꿨어야 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와 관계가 사실상 경선 후반기에 정리됐다고 전했다. 그는 “전화번호를 지웠음에도 대선 당선 후 연락이 왔다. 수고했다는 얘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난다”며 “경선 후반에 자기(명태균)가 나서지 않을 문제로 얘기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연락을 끊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여사와 명씨의 연락’에 대해 “아내의 휴대폰을 보자고 할 수 없어 물어봤더니 몇 차례의 문자 정도를 했다고 얘기했다”며 “여기서 공개하기는 어렵고, 일상적인 것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명태균 게이트 ‘3대 의혹’으로 꼽히는 여론조작과 공천개입, 창원국가산업단지 부분도 하나하나 짚었다. 윤 대통령은 “여론조사를 조작할 이유가 없다. 대통령실에서 여론조사를 한다고 해도 대통령 지지율보단 정책을 조사하라는 지시를 해왔다”고 강조했다.
또 “당선인 시절 장·차관 인터뷰와 인수위 보고 등으로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보다 바쁜 시기를 보냈다. 당의 공천에 왈가왈부할 상황이 아니었다”며 “창원산단은 공개적으로 지정하는 과정으로 위원회가 지자체의 자료를 보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관계 개선 부분은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김건희 라인’으로 불리는 ‘한남동 7인회’ 지적에는 대통령실이 절차대로 움직인다고 답변했다.
그는 “단순히 당정 문제를 떠나 문제가 생기면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정부는 정부대로 당은 당대로 국민을 위해 일하다 보면 관계가 좋아지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실무자에 대한 것은 계통대로 조사하고 조치한다. 많은 (용산) 구성원이 조치를 받은 바 있다”며 “자기 일은 등한시하고 남의 일에 간섭하는 것은 안 된다. 자기 업무가 아닌 것에 대해 말하면 야단치고 계통을 밟아 다시 하라는 말을 한다”고 선을 그었다.
尹 대국민담화 여야 격돌…평론가 점수 총평 ‘50점’
여야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두고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국민담화 기자회견을 통해 “윤 대통령이 논란과 각종 의혹에 대해 진솔한 태도로 설명했다. 이번 담화와 기자회견을 계기로 국회도 정쟁을 중단해야 한다”며 “시급한 민생을 살피고 외교·안보 현안을 챙기는 데 함께 힘을 모을 때”라고 말했다.
이어 ‘야당의 대국민담화 혹평’에 대해 “야당은 정부·여당이 하는 일에 대해 한마디도 긍정적으로 평가한 적이 없다. 여러 현안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국민께 설명했다고 생각한다”며 “야당도 정쟁을 멈추고 민생과 안보현안을 챙기는 데 집중해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윤 대통령은 끝내 국민을 저버리고 김 여사를 선택했다. 140분의 대국민 담화는 알맹이 없는 사과와 구질구질한 변명으로 넘쳐났다”며 “대통령이 잠든 사이 핸드폰을 열어보는 게 정상이냐”고 반문했다.
또 “기껏 내놓은 대책이 부부싸움이냐. 공천 개입을 입증하는 육성 공개에도 모순된 변명만 늘어놨다”며 “총선 때 추천이 오면 인재영입위에 넘겨줬다는 말이 공천개입에 대한 자백”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두고 전문가들의 평가도 엇갈렸다. 박상병 시사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60점짜리 담화였다. 국민의 눈높이에 부족했지만 맞추려고 노력은 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과를 하고 한 대표의 요구를 일부 수락했다. 인적 쇄신에 대한 부분도 예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김 여사 특검에 대해 완강하게 위헌이라고 하는 점은 국민에게 불편했을 것”이라며 “그 부분으로 대국민담화가 약해졌다. 통 크게 특검을 받고 김 여사 문제를 털어내는 게 국정동력상 유리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이번 회담은 40점짜리였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조선제일사랑꾼’이었다”며 “권력서열이 어디에 있는지 명백히 보여준 기자회견이다. 사과는 했지만, 해당 부분에 대한 질문에 연신 해명과 변명이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한 대표와 관계개선 부분에서도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아 균열을 재차 보여주는 셈이 됐다”며 “일을 같이하면 해결된다는 데 방향성이 달라 이런 식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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