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더 받겠단 대변인에…尹 "하나만 해, 목 아프다" 반말 논란

박태인 2024. 11. 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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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40분간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의 7일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은 지난 5, 8월 기자회견과는 다소 달랐다. 70~80분 정도였던 질의응답 시간이 125분으로 늘어났다. 윤 대통령의 담화는 15분 정도로, 8월 40여 분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답변 시간이 늘어난 만큼 윤 대통령은 “짧게 말하지 않고, 드리고 싶은 말을 다 하겠다” “솔직하게 다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특유의 직설화법으로 자기 생각을 쏟아냈다.

회견은 집무실이 아닌 1층 브리핑룸에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이 앉은 자리와 기자들 간 거리도 더 좁혀졌다. 윤 대통령은 담화를 읽은 지 3분 뒤쯤 “모든 것이 저의 불찰로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양복 단추를 잠그고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윤 대통령은 사과로 회견을 시작했지만, 답변 과정에선 목소리 톤이 높아지는 경우가 잦았다. 특히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답변할 때 그랬다.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명태균씨 관련 논란에 대해 윤 대통령은 “부적절한 처신” “소통 방식의 문제”라며 “앞으로 부부싸움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재차 사과했다. 그러나 김 여사의 국정 개입 의혹과 특검 등에 대해선 “악마화” “가짜뉴스” “침소봉대”라는 표현을 쓰며 확실히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단호한 표정으로 주먹을 쥐듯 손을 세게 오므리거나, 큰 제스처를 취하며 “팩트를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대통령의 부인이 대통령을 도와주는 게 국정 농단이라면 국어사전을 다시 정리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설에 대한 질문을 받고선 “언론에서도 갈등을 자꾸 부추기는 것 아니냐”며 소리 내 웃으면서도 “그냥 만나서 이야기하면 계속 쳇바퀴 도는 것”이라며 그 자체를 부인하진 않았다. 또한 자신이 명씨와 연락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명씨의 각종 국정 개입 의혹에 대해선 “사실과 다른 일이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는 모략이고, 사과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고 못 박았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 중 반말을 해 구설에 올랐다. 사회를 맡은 정혜전 대변인이 “다음 질문을 받겠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하나 정도만 해, 목이 아프다 이제”라고 말했다. 이후엔 질문을 그만 받으려는 정 대변인에게 “좀 더 해, 대충 나온 것 같아서”라고도 했다. 한 외신 기자가 한국말로 질문했지만 윤 대통령이 “말귀를 잘 못 알아듣겠다”고 해 해당 기자가 “한국어 시험처럼 (만들어서) 죄송하다”며 다시 영어로 질문하기도 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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