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트럼프 재집권에 “결과 받아들인다…포기는 안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이번 대선 결과를 받아들인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진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지난 5일 치러진 대선과 관련해 “정직하고 공정하며 투명한 선거였다”며 “승패를 떠나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대통령으로서 제 의무를 이행할 것이다. 내년 1월 20일(차기 대통령 취임일)에 평화롭게 권력을 이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국민)이 선택하면 우리는 그 선택을 받아들인다”며 “여러분은 여러분이 이길 때만 나라를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여러분이 동의할 때만 이웃을 사랑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 전화를 한 것을 거론하며 “평화롭고 질서 있는 정권 이양을 위해 정부 전체가 그의 팀과 협력하도록 지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것은 미국 국민이 마땅히 받아야 할 대우”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최근까지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지지자들을 “쓰레기”라고 지칭하는 등 비판해 왔었다. 하지만 이날 회견에서는 예상 밖의 큰 차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누른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결과를 인정하고 원만한 정권 이양을 위해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패배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는 “그녀는 영감을 주는 선거운동을 했다”면서 “그녀는 온 마음으로 노력했고 그녀와 그녀의 팀은 이번 선거운동에 대해 자랑스러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지지자를 향해 “힘든 시기라는 것을 알지만 우리가 이룬 성과를 잊지 말자”면서 “우리는 함께 미국을 더 나은 곳으로 변화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임기가 끝날 때까지 우리는 74일이 남았다. 좌절은 피할 수 없지만 포기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 출마한 뒤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해 대통령 후보로 내정됐으나 지난 7월 건강 논란 끝에 대통령 후보직을 사퇴했다. 이후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지만 지난 5일 선거에서 트럼프 당선인에게 패배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고집하면서 다른 경쟁력 있는 후보가 출마할 기회를 막은 것이 패인 중 하나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앞서 전날 대선 승복 연설에서 “선거 결과를 인정한다”면서 “자유, 기회, 공정, 모든 사람의 존엄과 미국인들의 미래를 위한 싸움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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