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진수 (25) “나는 하나님께서 파 놓으신 함정에 빠졌다”… 긱섬 설립

김동규 2024. 11. 8.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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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매각하기로 한 2010년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하나님께서 파놓은 함정이라는 걸 그때는 몰랐다.

나는 하나님께서 파 놓으신 함정에 빠졌다.

나는 그곳에 Gitx Mushroom(GITXM·긱섬)이라는 회사를 원주민 두 명과 함께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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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중독, 높은 자살률, 저학력 등
원주민들의 문제가 내 형제들 문제와
일치함을 알고 하나님이 지금까지
나를 인도해 오셨음을 깨닫게 돼
김진수 긱섬 대표와 교회 성도들이 2010년 캐나다 기탄야우 원주민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대표 제공


회사를 매각하기로 한 2010년이었다. 나는 당시 캐나다 서북쪽 기탄야우라는 원주민 동네로 교회 단기선교를 떠났다. 그리고 그것이 하나님께서 파놓은 함정이라는 걸 그때는 몰랐다. 그 시기는 회사를 매각하는 과정에 있었고 회사를 팔고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원주민 추장 토니를 만났다. 나는 비즈니스맨이라고 소개했다. 그러자 그는 내게 부탁할 것이 있다고 했다. 그곳에는 자연산 송이버섯이 많이 나고 있는데 가격이 자주 폭락해 이를 막아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문뜩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 고향 강원도 삼척에는 송이버섯이 나는 지역이었기에 나름 송이버섯에 대해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했다.

어렸을 때 먹은 송이의 맛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고민이었다. 그곳은 내가 살고 있던 미국 뉴저지와는 완전히 반대 방향에 있었기 때문이다. 매일 12시간씩 운전해도 5일이 걸리고 비행기를 타도 연결 시간을 고려하면 12시간이 걸리는 거리였다. 그런데 내 마음은 이미 그곳에 쏠리고 있었다. 같이 선교여행을 갔던 딸이 내 마음을 눈치챘다. 그녀는 “나는 아빠가 필요해요”라고 말했다. 당시 내 딸은 고등학생이었다. 더 망설여지기 시작했다.

선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중간 기착지인 프린스조지에서 하룻밤을 머물렀다. 그날 버스에서 한 청년을 만났는데 우연히 다음 날 아침 다시 만났다. 그리고는 내게 이런 말을 전했다. “당신은 지금 무엇인가를 결정하지 못해 망설이는 게 있습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하나님은 그것을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나는 그의 말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선뜻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전에 그런 경험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민을 계속했다. 그리고 하나님께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기도하며 질문했다. 그때 하나님은 에스더에게 주셨던 말씀을 내게 주셨다. “왕후께서 이처럼 왕후의 자리에 오르신 것이 바로 이런 일 때문인지를 누가 압니까?” 그러면서 어렸을 적 일이 생각났다. 큰 형은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했고 둘째 형은 군대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누나는 초등학교도 못 나왔다. 내 형제들의 문제가 바로 원주민들이 처한 문제와 일치했다.

원주민의 가장 큰 문제는 알코올 중독과 높은 자살률, 저학력 등이었다. 하나님은 이들을 위해 지금까지 나를 인도해 오셨음을 깨달았다. 나는 하나님께서 파 놓으신 함정에 빠졌다.

회사를 팔고 그 이듬해인 2011년 6월 15일. 나는 그곳에 Gitx Mushroom(GITXM·긱섬)이라는 회사를 원주민 두 명과 함께 설립했다. 처음 이미지솔루션스(ISI) 회사를 설립했을 때 나는 비즈니스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긱섬도 그 분야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했다. 농산물과 무역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였다. 내가 만약 제대로 알았다면 시작도 하지 않았으리라. 자세히 몰랐기에 가능했다.

정리=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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