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깨진 선거… 공화, 다인종·노동계층 정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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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5 대선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하면서 기존 미국 정치를 지배하던 공식이 깨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화당 지지자들을 끌어들이기는커녕 비백인과 청년, 노동계층 등 전통적 지지자들이 트럼프 쪽으로 대거 돌아서면서 민주당은 근본적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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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난국 민주, 쇄신 요구 빗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5 대선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하면서 기존 미국 정치를 지배하던 공식이 깨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공화당은 중산층 이상의 백인 유권자를 주요 지지층으로 삼아온 정당이었다. 하지만 트럼프가 이끄는 공화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의 이익을 더 대변하는 다인종·노동계층 정당으로 저변을 크게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언론과 싱크탱크는 트럼프의 승리 요인을 분석하며 ‘역사적 재편(historic realignment)’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트럼프는 백인 중산층 등 기존 지지층을 유지하면서 히스패닉과 흑인, 청년 남성을 공략했다. 이 전략이 맞아 떨어지면서 1980년 대선 때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지지한 민주당원을 뜻하는 ‘레이건 민주당원’에 이어 ‘트럼프 민주당원’이 등장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미국 유권자의 역사적 재편으로 수십년 동안 유지됐던 전통적 연합이 뒤집혔다”면서 “트럼프는 이에 힘입어 백악관 귀환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공화당 여론조사원 휘트 에이어스는 WP에 “트럼프는 공화당을 저소득층에게 소구하는 다인종, 노동계층 정당으로 재편했다”며 “블루칼라 노동계층은 한때 민주당 지지층이었지만 이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PC)’에 대한 미국인의 피로감을 교묘히 이용한 것도 지지자 규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선거 기간에 트럼프 캠프는 교도소 수감자의 성전환 수술과 관련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2019년 발언을 부각시킨 네거티브 광고를 대대적으로 방영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이 광고는 자신을 중도 진보 성향의 후보로 자리매김하려던 해리스에게 타격을 줬다”고 지적했다.
대선에서 참패한 민주당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공화당 지지자들을 끌어들이기는커녕 비백인과 청년, 노동계층 등 전통적 지지자들이 트럼프 쪽으로 대거 돌아서면서 민주당은 근본적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처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뒤늦은 재선 포기 선언 탓에 대선 패배 이후 민주당을 이끌 차세대 리더십을 제대로 키우지 못한 것도 후유증으로 남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 안팎에선 쇄신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민주당 소속 로 카나 연방 하원의원은 AP통신에 “이제는 내부를 정돈하고 새로운 세대의 리더가 나오도록 해야 한다”면서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방향이 필요하다. 알다시피 기득권은 재앙을 불러왔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 정치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노동계층을 버린 민주당이 노동계층에게 버림받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건 크게 놀랄 일이 아니다”면서 “민주당 지도부는 현상 유지를 원하지만 미국 국민들은 화가 나 있고 변화를 원한다. 결국 그들이 옳았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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