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입법·사법 다 손 안에… 더 강해진 ‘스트롱맨’

임성수 2024. 11. 8.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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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47대 대통령 당선인은 집권 1기보다 훨씬 더 막강한 권력으로 백악관에 복귀할 전망이다.

트럼프는 의회 권력을 등에 업고, 선거 내내 강조해온 불법 이민자 추방과 보편관세 도입, 법인세 인하 등 미국 우선주의 정책과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을 거침없이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1기 때도 공화당은 상원에서 승리했지만 하원에선 199석에 그쳐 민주당에 주도권을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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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시대]
양원 승리 눈앞… 브레이크 사라져
美 우선주의·MAGA 거침없이 추진
각종 소송도 흐지부지 종결 가능성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모자를 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유세를 위해 전용기에서 내려 활주로를 걷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47대 대통령 당선인은 집권 1기보다 훨씬 더 막강한 권력으로 백악관에 복귀할 전망이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의회 선거에서 공화당은 상원 다수당을 탈환했고 하원 승리도 유력하다. 당은 이미 트럼프 친정 체제로 꾸려졌고, 트럼프가 재구성해놓은 보수 성향의 연방대법원은 트럼프의 귀환에 사실상 공헌했다. 이제 미국은 가드레일이 사라진 ‘트럼프의 미국’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는 6일(현지시간) 승리 연설에서 “미국은 우리에게 전례 없는 강력한 권한을 줬다”며 “내가 한 약속은 지킨다는 단순한 모토로 통치하겠다”고 밝혔다. 전례 없이 강력한 권한은 양원 선거 승리를 말한 것이다. 공화당은 의회 선거 결과 상원(총 100석)에서 절반을 넘는 최소 52석을 확보했다. 4년 만에 상원 다수당 자리를 되찾으며 트럼프 집권 2기 국정 운영에 날개를 달아줬다. 하원 선거에서도 이날 기준 공화당이 209석을 얻어 과반인 218석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트럼프는 의회 권력을 등에 업고, 선거 내내 강조해온 불법 이민자 추방과 보편관세 도입, 법인세 인하 등 미국 우선주의 정책과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을 거침없이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중간선거 전까지 향후 2년간은 트럼프가 마음만 먹으면 논란이 큰 정책들도 별다른 브레이크 없이 밀어붙일 수 있도록 권력 구조가 완전히 재편된 것이다.

트럼프 1기 때도 공화당은 상원에서 승리했지만 하원에선 199석에 그쳐 민주당에 주도권을 내줬다. 또 당시엔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에게 비판적 목소리는 내는 온건파 견제 세력이 많았다. 하지만 현재 공화당은 트럼프 충성파들로 채워졌다. CNN은 “공화당은 완전히 트럼프의 것이 됐고 반트럼프 인사들은 영원히 추방됐다”고 전했다.

연방대법원은 이미 트럼프 1기 때 6대 3의 압도적 보수 우위 구도로 재편됐다. 이후 트럼프의 각종 사법 리스크를 털어줬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공적 행위에 대해 폭넓은 형사상 면책특권을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트럼프가 걸려 있는 각종 소송도 대통령 당선으로 종결될 가능성이 크다.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트럼프를 형사 기소한 2건의 연방 사건을 종결하는 방안을 법무부 지휘부와 논의 중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해당 사건은 트럼프가 집권 1기 시절 취득한 국가기밀 문건을 2021년 퇴임 후 자택으로 불법 반출해 보관한 혐의와 2020년 대선 패배 결과 뒤집기를 시도한 혐의 등 2건이다. 이들 사건은 대법원의 면책특권 결정 이후 재판 동력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었다. 특히 트럼프는 자신에 대한 기소가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하면서 대통령 취임 즉시 2초 만에 스미스 특검을 해임하고 사건을 ‘셀프 종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의 성추문 입막음 뒷돈 사건은 유죄 평결을 받고 형량 선고만 앞두고 있지만 이것 역시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서 이제 자신의 이미지대로 미국을 재편하는 변혁의 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이번에는 8년 전보다 더 많은 권한과 더 많은 참모진, 그리고 상하 양원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만 충성하는 정당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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