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 녹여내는 사랑의 힘

2024. 11. 8.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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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신앙의 최대 관심사는 모두가 하나님의 구원을 받는 것과 하나님의 뜻인 정의롭고 평화로운 하나님의 나라가 되는 것이다.

예수에게서 배우고 본 것은 생명에 대한 참된 사랑의 힘이다.

이솝 우화의 '해와 바람' 이야기처럼 힘의 크기로 들이대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고 따뜻한 기운으로 녹여내는 것이 진짜 강한 힘이다.

하나님을 믿는다면서 오히려 속이 좁아지고 욕심은 커지며 매우 현실적인 사람이 되어가면 하나님을 잘못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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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기 쌍샘자연교회 목사


기독교 신앙의 최대 관심사는 모두가 하나님의 구원을 받는 것과 하나님의 뜻인 정의롭고 평화로운 하나님의 나라가 되는 것이다. 사람과 자연의 뭇 생명을 위로하고 살려내는 일에 모든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선을 위한 악이 있을 수 없고 수단과 방법을 무시한 성공도 없어야 한다. 누구든 하나님의 구원이 마지막까지 가능함을 희망하게 해야 하며, 아무에게든 정성과 예로 다가가며 성령의 도우심에 의지해야 한다. 실족하게 하는 일을 얼마나 두렵게 여겨야 하는지 성경(마 18:7)은 말한다.

‘천하의 부드럽고 약한 것으로 물만 한 것이 없고, 단단하고 강한 것을 공격하는 것으로 물을 넘어서는 것이 없다.’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움이 단단함을 이긴다(弱之勝强 柔之勝剛).’ 노자는 말했다.

함민복 시인은 ‘딱딱하게 발기만 하는 문명이 아닌 뻘처럼 자연의 부드러움으로’ 돌아서야 한다고 했다. 누르고 강제하는 힘은 당장은 이길 것 같고 뭔가 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문명을 배경으로 삼고 문명의 힘을 앞세우는 딱딱하고 거친 폭력의 세상을 인류는 무섭게 마주하고 있다.

예수에게서 배우고 본 것은 생명에 대한 참된 사랑의 힘이다. 약자를 향하고 불의를 대하는 주님, 다수보다 소수의 편에 서셨고 윗사람보다 아래의 사람들에게 관심을 주셨다. 당시 유대 종교가 조금이라도 깨어 있었다면 어떻게든 예수의 말씀에 반응했을 것이고, 새로운 변화의 기회로 삼았을 것이다. 주님은 그들의 전통이나 규례를 부정하지 않으셨다. 더 참되고 바르며, 하나님의 뜻을 제대로 담아내야 함을 강조하셨다. 하지만 그들은 수용하지 못했고 거부하며 제거하는 쪽을 택했다. 받아들여 더 좋은 것으로 발전시켜 나가지 못하면 결국 적으로 여기며 없애려고 한다. 예수처럼 당신의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사랑으로 녹여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고 달라지지 않는다. 무력의 힘으로는 한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이솝 우화의 ‘해와 바람’ 이야기처럼 힘의 크기로 들이대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고 따뜻한 기운으로 녹여내는 것이 진짜 강한 힘이다. 하나님은 여전히 그편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기독교 신앙의 중심도 거기에 자리해야 한다. 수와 크기를 앞세우는 것은 하나님의 방식이 아니다. 기드온에게 미디안을 상대할 군사가 너무 많다고 하신 하나님이시다.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할 수만 있다면 더 부드럽고 따뜻하며 친절해야 한다. 변화를 줄 수 있는 건 제압이 아니라 수용이다. 내 편의 사람으로 만들고, 더 좋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건 따뜻한 이해와 자상한 배려에 있다. 주인 몰래 도망친 종 오네시모를 위해 빌레몬에게 간곡함의 편지를 쓴 바울 사도의 정중하며 정성을 다한 모습을 배워야 한다.

하나님을 믿는 것은 마음의 그릇이 커지는 것이다. 이것이 기독교 신앙의 보편적 모습이어야 한다. 원수를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다. 하나님을 믿는다면서 오히려 속이 좁아지고 욕심은 커지며 매우 현실적인 사람이 되어가면 하나님을 잘못 아는 것이다.

말씀의 하나님이시고 많은 고백과 표현이 있지만, 그에 못지않은 살아가는 모습과 존재로 자신과 신앙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주어진 말씀을 묵상하며 마음에 곱씹어 그걸 삶에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잖아도 세상이 딱딱하고 무례하며 일방적인데, 교회와 신앙마저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디로 가야 하고 무엇에 마음을 둘 수 있을까? 복음의 핵심은 사랑으로 최후의 보루여야 하고, 누구에게나 열린 문이어야 한다. 부드럽고 친절하게 녹여내는 사랑의 힘이 곧 예수의 정신이며 마음임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백영기 쌍샘자연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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