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처신 머리 숙이고 의혹 앞엔 고개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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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국민 담화·기자회견을 열어 김건희 여사 논란 등과 관련해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며 고개를 숙였다.
윤 대통령이 고개를 숙여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며 "대통령이라는 것은 변명하는 자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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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사 논란’ 취임 후 처음으로 사과
“모든 것이 저의 불찰… 부덕의 소치”
이재명 “국민이 동의할 내용 아냐”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국민 담화·기자회견을 열어 김건희 여사 논란 등과 관련해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며 고개를 숙였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시작한 일들이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리기도 했고, 제 주변 일로 국민께 염려를 드리기도 했다”며 사유를 언급했다. 윤 대통령이 고개를 숙여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임기 후반기를 대국민 사과와 함께 맞게 된 것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다만 야당의 ‘김건희 특검법’ 수용 요구에 대해서는 “사법 작용이 아닌 정치 선동”이라며 거부의 뜻을 재차 분명히 했다. 그간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서도 ‘악마화’ ‘가짜뉴스’ ‘모략’ 등으로 항변하며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윤 대통령 담화·회견에 대한 여야의 평가는 각각 “진솔하고 겸허했다”와 “알맹이 없는 변명으로 일관했다”로 극명히 엇갈렸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며 “대통령이라는 것은 변명하는 자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부터 드리겠다”며 일어나 책상 옆으로 비켜선 뒤 고개를 숙였다. 약 140분간의 담화·회견에서 ‘사과’는 8번 언급됐다. ‘잘못’ ‘불찰’ ‘부덕의 소치’ ‘죄송’까지 합쳐 12번의 사과 표현이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그러나 명태균씨의 녹취와 전언에서 비롯된 여론조사 결과 조작, 공천 개입, 창원 산업단지 정보 유출 등 의혹에 대해서는 “인생을 살면서 그런 짓을 해 본 적 없다” “사실과 다른 것은 인정할 수도 없고, 모략”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말 한 마디라도 인연을 딱 못 끊고, 고맙다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그런 걸 갖고 있다 보니 이런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대통령 당선 뒤에도 과거 쓰던 휴대전화를 여론 창구처럼 활용했고, 다양한 이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다 보니 사실과 다른 소문도 커졌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에 대해 “아무리 사랑하는 아내지만 과오를 저지르고 불법을 저질렀다면 제 신분이 변호사라면 아내를 디펜드(방어)해줘야 하겠으나 검찰총장이나 대통령으로 있다면 그럴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도와서 선거도 잘 치르고 국정도 남들한테 욕 안 얻어먹고 원만하게 잘하기를 바라는 일들을 국정농단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국어사전을 다시 정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지지율이 최저치로 주저앉은 상황에 대해서는 “변화와 쇄신과 더 유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국민께서 속상하지 않으시도록 잘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실 개편 및 개각도 시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 대통령 회견 내용에 대해 “국민들께서 흔쾌히 동의할 만한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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