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에서 약달러까지… ‘트럼프’ 먹구름, 국내 산업 덮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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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다시 백악관에 입성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경영 전략도 전면 재조정이 불가피해졌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삼정KPMG는 7일 미국 정권 교체로 국내 산업계가 마주할 불확실성을 'T.R.U.M.P'로 요약하면서 관세 전쟁 확산, 자국 우선주의 심화, 친환경 혜택 축소, 달러 약세 등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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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수입품 10~20% 보편적 관세
韓, 미국산 에너지 수입 늘릴 필요성
‘트럼플레이션’에 수출 감소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다시 백악관에 입성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경영 전략도 전면 재조정이 불가피해졌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삼정KPMG는 7일 미국 정권 교체로 국내 산업계가 마주할 불확실성을 ‘T.R.U.M.P’로 요약하면서 관세 전쟁 확산, 자국 우선주의 심화, 친환경 혜택 축소, 달러 약세 등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수입품에 대한 전방위적 관세(Tariff) 부과를 수차례 예고했다.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는 관세”라는 지론을 바탕으로 중국뿐 아니라 동맹국을 포함한 대미 수출국을 상대로 고율의 관세 부과를 벼르고 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10~20%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적 관세와 상대국과 동일한 수입관세율을 부과하는 상호무역법을 도입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줄일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미국산 농산물, 에너지 등 수입을 늘려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저금리와 약달러가 야기할 수 있는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인플레이션)’ 위험도 감수(Risk take)하겠다는 태세다. 중앙은행에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해 달러 약세를 유도함으로써 미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는) 예산 부족을 국채 발행으로 메울 텐데, 약달러와 국채 증가 모두 한국의 순수출 감소와 자본유출을 초래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봤다.
냉·온탕을 오가는 정책 기조로 우리 기업들은 더 큰 불확실성(Uncertainty)을 마주하게 됐다. 트럼프 1기 때도 정책을 갑자기 뒤바꾸면서 경영 예측을 무력화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트럼프의 재선이 한국의 첨단산업 대미 투자, 통상·대북 정책에 있어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제조(Manufacturing) 르네상스’는 트럼프 2기의 핵심 국정 목표다. 이에 따라 해외자본 투자 유치에 압박을 가하면서도 보조금 등 인센티브는 자국 기업을 우선순위에 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는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2기는 미국 내 제조업 활성화를 유도함으로써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라며 “이 과정에서 미국산과 미국인을 우대하기 위한 규제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폐지·축소하고 석유·가스(Petro·Gas) 등 화석연료 공급을 늘리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도 미국 제조업 재건과 맞닿아 있다. 김윤경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화석연료에 대한 규제 완화, 화석연료 프로젝트 관련 연방정부의 허가 신속화 등으로 미국의 석유·가스 생산과 수출이 확대될 것”이라며 “저렴해진 가스에 대한 미국 내 수요 증가로 수출이 감소하면 에너지 가격이 상승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하윤희 고려대 에너지환경대학원 교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전면 폐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청정에너지 관련 세액공제 대상이나 공제 규모가 조정될 수 있어 국내 태양광·풍력·배터리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고조될 것”이라고 했다. 박 부회장은 “트럼프 행정부를 이미 경험해 본 정부의 실리적 외교·협상 노력과 민간 차원의 아웃리치 활동이 병행된다면 한·미 모두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민혁 윤준식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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