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계좌 입니다” 의심스러운 목소리, AI가 알아서 차단
LG유플러스의 AI 비서
LG유플러스는 7일 서울 용산구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ixi-O)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익시오는 LG유플러스가 자체 개발한 AI 통화 서비스다. 익시오 앱을 다운 받으면 LG유플러스에 가입한 아이폰 사용자들도 통화 녹음을 할 수 있다. AI가 음성을 녹음하고 통화 주요 내용을 요약해준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통신사의 근간인 통화 영역에서 익시오가 독자적인 가치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익시오만의 차별적인 기능으로 ‘실시간 보이스피싱 탐지 기능’을 꼽았다. AI가 통화 내용을 분석해 보이스피싱 위험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통화를 종료하도록 경고한다. 기존 통신사의 보이스피싱 차단 서비스는 주로 스팸으로 등록된 번호를 차단하는 방식이 많았다. 반면 익시오는 대화 중 보이스피싱이라고 의심되는 단어나 문장이 나오면 ‘보이스피싱 위험 알림’이라고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예를 들어 “경찰서인데 본인 명의로 다수의 불법 개설 계좌가 확인됐고, 계좌가 지급 정지될 수 있다”고 상대가 말하면 ‘불법 개설 계좌’, ‘경찰’ 등의 말을 인지해 경고를 보낸다. LG유플러스는 한 달에 한 번 경찰청에서 보이스피싱 키워드를 받아 익시오 학습에 활용하고 있다. 이상엽 LG유플러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딥보이스(AI를 활용해 특정인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기술)를 탐지하는 기술도 갖고 있다”며 “향후 익시오 업그레이드 버전에는 키워드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뿐 아니라 딥보이스를 잡아내는 기술도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익시오의 보이스피싱 탐지 기능은 온디바이스 AI(클라우드에 연결하지 않고도 AI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것)로 구현된다. 데이터를 서버로 전송하지 않고 기기 안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데이터 유출이나 AI 학습에 쓰이는 것에 대한 우려가 해소될 수 있다.
익시오에는 ‘전화 대신 받기’ 기능도 추가됐다. 사용자가 전화를 받을 수 없을 때 AI가 전화를 받아 상대방과 대화를 이어가는 기능이다. 상대방에게 “지금 부재중이라 AI 비서가 대신 받았다”고 알려준 뒤 통화하고, 내용을 저장해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현재 익시오는 애플 아이폰14 시리즈 이후 모델부터 사용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버전은 내년 1분기 출시할 계획이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치매 노모를 변소에 뒀다…욕 나올 뻔한 '지옥의 옥탑방' | 중앙일보
- 성기구 쓴 김소연 "환상의 세계 갔다"…야한 드라마로만 보면 오산, 왜 | 중앙일보
- 메이플 20년해도 재밌다…"돈 밝힌다" 욕먹던 넥슨의 역습 | 중앙일보
- 성매매 여성끼리 칼부림 벌였다…포항 집장촌서 무슨 일이 | 중앙일보
- 천벌 받았나…14살 소녀 성폭행하다 급사한 인도 남성, 왜 | 중앙일보
- 순식간에 여의도 13배 집어삼켰다…LA 불태운 '악마의 바람' | 중앙일보
- 윤 대통령 "어찌됐든" 사과…여당 내서도 "쇄신 없었다" | 중앙일보
- "상상 이상 그린벨트 풀렸다"…호가 800만원 찍은 서리풀 | 중앙일보
- 달리는 버스서 '춤판' 벌인 교직원들…워크숍 가는 길이었다 | 중앙일보
- "○○고는 1등급 될 것" 이 학원 광고, 진짜였다…결국 경찰까지 | 중앙일보